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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 이사람]‘횡성FC 황금발…’ 운영 이기근 감독

입력 | 2008-07-04 02:58:00


3일 강원도 횡성공설운동장 인조잔디구장. 16명의 중학교 선수들이 브라질 코치들과 섞여 슈팅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한 지도자가 볼이 골네트를 벗어나 엉뚱하게 흘러도 “좋아. 잘했어. 좋은 시도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은 연방 즐겁게 볼을 찼다.

‘횡성FC 황금발 유소년축구아카데미.’

K리그에서 두 번이나 득점왕을 했던 이기근(43·사진) 감독이 ‘전문 킬러’ 양성소를 만들었다. 골잡이 기근으로 흔들리는 한국 축구에 새바람을 일으켜 ‘코라질(Korea+Brazil)’형 스트라이커를 만들어내겠다고 선언했다.

“대부분의 팀에 골키퍼 코치는 있어도 공격수 코치는 없다. 골 넣는 것은 전문 영역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훈련을 시켜 킬러 본능을 키워주면 골 넣는 골잡이는 나오게 마련이다.”

1983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신화의 주역인 이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시절인 1988년(12득점)과 1991년(16득점)에 득점왕에 오른 ‘황금발’이다. ‘기술축구의 달인’으로 불리며 프로 264경기에서 70골을 넣었다.

“킬러가 되려면 골문을 바라보고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슈팅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수비수의 대응에 따른 슈팅법도 훈련시켜야 한다. 우리 감독들은 그동안 이기는 축구는 강조하면서 골 넣는 법은 안 가르쳤다. 기술이 있어야 골도 넣는다.”

이 감독은 브라질의 기술과 창조성에 한국의 투지와 체력을 결합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5명의 코치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화 시대를 대비해 원어민 영어강사까지 두고 영어회화도 가르친다.


▲ 영상 취재 : 양종구 기자

1997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 감독은 줄곧 ‘이기근 축구 아카데미’를 통해 유소년 축구 양성에 힘써 왔다. 4년 전부터 중학교 엘리트팀을 맡아 경기 양평과 구리 등지에서 지도하면서 ‘학원 축구의 한계’를 느꼈고 즐겁게 성적에 얽매이지 않으며 축구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횡성을 찾게 됐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던 한규호(57) 횡성 군수와 박창식(57) 갑천중고교 교장의 도움으로 ‘공부하는 축구팀’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이 감독을 횡성으로 이끌었다.

‘황금발 아카데미’는 엘리트 2팀(중학교 학년당 15명씩, 고등학교 학년당 15명씩)과 클럽팀을 함께 운영한다. 문의는 갑천중고(033-342-9144)로 하면 되고 공식 창단식은 15일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꼭 세계적인 골잡이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횡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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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취재 : 양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