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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 병역면제, 뇌종양 탓 아닐 수 있다

입력 | 2008-07-04 09:12:00


‘시간이 남아서 수술 받았다?’

뇌종양 수술 후 두문불출했던 K-1 파이터 최홍만이 3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상의 K-1 복귀 선언 자리였지만 기대했던 의혹 해소는 오히려 증폭된 양상이다. 최홍만과 동석한 FEG 코리아의 정연수 대표는 병역 면제 사유와 수술 후 링 복귀의 타당성 여부 등의 민감한 질문에 대해 ‘이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란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을 뿐이었다.

○“병역면제 받은 이유 모른다”

최홍만을 대리해 답변한 정 대표는 “최홍만의 면제 사유가 뇌종양 탓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최홍만이 훈련소 입소 당시 진단서를 첨부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했다. 그러나 “면제 기준은 군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언급, 뇌종양 탓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도 않았다. 면제 사유가 개인 프라이버시로 보호되기에 최홍만이 왜 공익근무조차 받을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더 깊어진 실정이다.

○수술 뒤 즉시 격투기 해도 건강에 문제없나

또 하나의 논란은 집도의가 기재한 ‘정상적 일상생활 가능’ 대목이다. 뇌종양 수술이 성공이란 건 알겠는데 여기서 적시된 ‘정상’이 보통 사람의 생활을 의미하는 것인지 격렬한 격투기를 해도 된다는 건지 불분명하다.

‘호르몬 분비로 인해 격한 운동을 1-2년 못할 것’이란 의학계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일부 의사 중엔 ‘수술 후 복귀가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다만 정 대표는 “경기에 뛰기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을 요구할 것이다. 의사 소견 하에 링에 올리게 될 것이다. 그 시점은 제가 말씀드릴 수가 없다. 언제 뛸 수 있는지 집도의에게도 물어본 적 없지만 선수를 사지에 몰면서 프로모팅했으면 벌써 망했을 것”이란 원론적 답변을 들려줬다.

○시간이 남아서 수술 받았다?

정 대표는 최홍만의 병역면제가 뇌종양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작년 미국 대회 신체검사 불합격에 대해서도 “권한이 그쪽(캘리포니아 체육위원회)에 있으니 그 기준에 의한 것이고, 우리 기준은 ‘시합에 지장이 있느냐 없느냐’다”라고 피해갔다. 그러나 이 말대로라면 당당하게 선수 생활을 지속했으면 될 일인데 왜 최홍만이 굳이 위험성이 큰 뇌종양 수술대에 올랐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FEG)가 시킨 게 아니다. 최홍만이 서울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갑자기 입대 영장이 나왔다. 비자가 일체 안 돼서 해외에 못 나갔다. 시간이 비게 됐고, 수술도 간단하다고 하니까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최홍만 “링에 서고 싶지만 출전한다는 뜻은 아냐”

한편 최홍만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수술이 잘 됐고 일주일 전부터 웨이트 위주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전보다 힘이나 체력이 떨어졌지만 한달 정도면 회복될 것 같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빠른 시간 안에 링에 복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FEG는 최홍만의 9월 27일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참가 여부에 대해 “전년도 베스트 8은 자동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출전 선수는 부상 등 이유로 변경될 수 있다. 출전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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