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아무리 높아도 고유가의 해법은 오히려 매출 증대에서 찾아야 합니다.”
토니 타일러(사진) 캐세이패시픽항공 본사 사장(CE·Chief Executive)은 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캐세이패시픽항공 한국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고유가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고유가 극복을 위해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은 필요하지만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타일러 사장은 30년간 캐세이패시픽항공에 몸담은 ‘항공 전문경영인’이다. 이 회사의 자회사 홍콩드래건항공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내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타일러 사장은 “매출 증대를 위해 앞으로 2년간 ‘B777ER’ 10대와 에어버스의 화물기 약 6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난 새로운 항공기로 경영 효율을 높이고 기내 시설 업그레이드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다. 또 가능하다면 운임 인상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유가에 대한 다른 해법으로 ‘운항로 구조조정’도 제시됐다.
“수년간 ‘헤징 전략’을 써왔지만 (고유가 대비책으론)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항공기를) 손실 폭이 큰 운항로에서 이익이 많이 남는 운항로로 옮기는 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타일러 사장은 “세계 항공사 시장은 현재 가장 어렵고 불확실하다”며 “그동안 여러 위기를 겪어 봤지만 지금처럼 수요와 공급이 모두 불확실한 적은 없었다”고 현 위기를 진단했다.
고유가 위기 속에 최근 한국 항공업계의 이슈인 저가(低價)항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타일러 사장은 “고유가 위기에 저가항공 출범은 과감하지만 어리석은 시도일 수 있다”며 “돈을 쉽게 벌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하면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최근 인천공항에 프리미엄 라운지를 여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 차별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