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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전남 친환경재배 논 ‘생명’이 숨쉰다

입력 | 2008-07-07 05:24:00


멸종위기종 긴꼬리투구새우…메뚜기… 기생벌…

도내 경지면적 22.4%가 친환경 인증 받아

환경농법 계속 늘어 … ‘생명식품 메카’ 청사진

친환경농법으로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이 줄면서 멸종위기종인 긴꼬리투구새우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논에 서식하는 곤충도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농법이 준 선물=지난달 28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약곡마을 친환경 재배 논에서 긴꼬리투구새우가 대량 발견됐다.

이 마을 정한수(54) 씨는 “왕우렁이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논에서 긴꼬리투구새우 수십 마리를 발견했다”며 “30여 년 전에 자취를 감췄던 희귀생물을 보면서 생태계 복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흥군 관산읍 하발리 양촌마을 논에서도 긴꼬리투구새우가 m²당 30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고 강진 해남 영광 곡성 등에서도 확인됐다.

친환경농업을 해온 전북 무주군 무주읍 당산리 유속마을 논에서도 지난해부터 긴꼬리투구새우가 대량으로 발견돼 개체 조사를 벌인 결과 m²당 50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꼬리투구새우는 박테리아와 모기유충, 물벼룩 등 해충을 잡아먹고 먹이를 찾기 위해 진흙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 때문에 잡초가 서식하기 힘든 조건을 만들어 친환경농법 실천에 도움을 준다.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환경적 가치가 높은 종이지만 1970년대 이후 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 환경부가 멸종위기 2급 희귀생물로 지정했다.

▽논 서식 곤충도 늘어=친환경농법이 확산되면서 논에 서식하는 곤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이 최근 강진군 성전면에서 생물다양성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 농약을 사용한 논에서는 기생벌과 메뚜기 등 각종 곤충 55마리가 관찰된 반면 유기농 논은 78마리로 집계됐다.

보성군 조사에서도 유기농 재배 논 44마리, 농약을 사용한 논 23마리로 유기농 재배지역 토양에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딧물, 파리 등 해충 밀도는 일반 논에 비해 훨씬 낮았고 혹명나방 등 천적 곤충 밀도는 유기농법 재배단지가 월등히 높았다.

▽친환경농업의 메카=전남 친환경농업 인증 면적은 7만294ha로 전국의 57.2%를 차지한다.

전남도는 전체 경지면적 31만3408ha의 22.4% 수준인 친환경 인증 면적을 올해 25%(7만9000ha)까지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농업 실천 농가에 초기 소득 감소분과 생산비 차이를 보전하기 위해 지급되는 친환경농업 직불금 신청도 5만6130농가가 155억 원을 신청해 전국의 55.6%를 차지했다.

농가는 지난해보다 2만6447가구가 늘었고 신청 면적도 2만2917ha가 늘었다.

홍영민 전남도 친환경정책담당은 “2004년부터 ‘생명식품산업 5개년계획’을 세워 친환경농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전국 소비자들에게서 ‘친환경농업 하면 전남’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되고 있다”며 “5개년계획이 끝나는 2010년부터는 친환경농업의 노하우를 살려 ‘생명식품의 메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