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입 공식화… 7.5원 내려 1달러 1042원
정부와 한국은행이 7일 보유외환을 동원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고환율 때문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최근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라는 자료를 공동으로 내고 이같이 밝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매도 개입을 해왔다”며 “필요하다면 세계 5, 6위 수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6월 말 기준 2581억 달러)의 일부를 시장안정에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환율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외환 당국이, 그것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나서 개입을 시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다 고환율 정책을 주장해온 최중경 재정부 차관이 이날 경질된 것도 결과적으로 정부 의지를 과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1개월간 100억 달러에 이르는 보유외환을 내다팔며 시장에 개입했지만 4일 환율이 2년 8개월 만에 최고인 1050원을 넘어섰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물가가 0.08%포인트 오른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03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급락한 가격에 달러를 사려는 세력이 몰리면서 오후 들어 1040원대를 회복해 전 거래일인 4일보다 7.5원 하락한 1042.9원에 장을 마쳤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