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폭등에 디젤차 안팔려…
차값 300만원 싸지만 연비는 낮아
최근 들어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기존에 없었던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경유 가격 폭등으로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주춤해지자 차 값이 싼 가솔린 모델로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 엔진은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보다 가격이 싸고 고가(高價)의 분진필터 등을 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평균 200만∼300만 원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가솔린 모델인 ‘스포티지 프렌드’를 내놨다. 최고 출력 142마력인 2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이 모델은 대당 가격이 1580만∼1892만 원으로 디젤 모델보다 최고 300만 원 가까이 싸다. ‘모하비’에 3.8L급 가솔린 엔진을 넣은 모델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이달 1일부터 ‘QM5’의 가솔린 모델인 ‘씨티’를 판매하고 있다. 최고 출력 171마력인 2.5L 가솔린 엔진을 단 씨티는 르노-닛산이 개발한 3세대 무단변속기인 ‘엑스트로닉’을 장착했다. 엑스트로닉은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일반적인 기어 대신 2개의 사다리꼴 원통이 맞물리는 형태로 변속 충격이 없고, 동력 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르노삼성 측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도 최근 ‘베라크루즈’ 3.8L 가솔린과 ‘투싼’ 2.0L 가솔린 모델을 발표했다. 기존 디젤모델보다 300만 원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GM대우도 SUV ‘윈스톰’ 가솔린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경유 가격 상승으로 다소 주춤해진 SUV 판매가 가솔린 모델이 새로 나오면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솔린 모델이 디젤 모델에 비해 차 값이 300만 원가량 싸지만 연료소비효율이 20∼30% 낮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 값만 보고 가솔린 SUV를 샀다가 장기적으로는 연료비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