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경제단체 주최로 처음 열린 ‘제1회 지역투자박람회’의 주인공은 단연 전남도였습니다. 전남도는 이번 박람회에서 전국 16개 광역시도가 투자 유치한 20조 원의 절반인 10조 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본보 5일자 A2면 참조
전남도민 ‘10조 투자유치 일냈다
전남도의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바로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옛말을 그대로 실행한 것이었습니다.
전남도와 투자협약(MOU)을 맺은 한 식품회사 사장은 “사업 제안서를 써서 도에 보냈더니 공장입지에서부터 규제해소 방안, 인프라스트럭처 지원 방안까지 망라한 검토 서류를 내밀더라”며 감탄했습니다. 또 그는 “전남도가 직원 자녀를 위한 초등학교 건립과 도내 납품처 협의까지 약속했다”며 “다른 시도에도 알아봤지만 전남도의 적극적인 자세에 감동해 전혀 연고가 없는데도 전남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다른 기업인은 변화를 추구하는 박준영 전남지사의 리더십을 꼽기도 했습니다. 박 지사가 “평생 농사만 짓고 살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일선 공무원의 마인드가 바뀌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도지사부터 ‘투자해 달라, 인프라스트럭처는 도가 책임진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니 밑의 공무원들이야 오죽 하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업인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남은 과제도 여전히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전남도의 환대를 받으며 투자에 나섰던 한 기업인은 “막상 공장을 가동하고 보니 투자를 유치할 때만큼 지원하는 것이 없다”며 “지속적인 투자유치에 성공하려면 이미 유치한 기업에 대한 지원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 유치에 쏟는 노력을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도 쏟지 않으면 기업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뜻이겠죠. 이는 전남도뿐 아니라 국내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공통적으로 해당할 것입니다.
박재명 기자 산업부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