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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알고 봅시다]양궁

입력 | 2008-07-08 03:01:00

희망을 쏜다 한국 양궁은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로 역대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노다지를 캐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 양궁장의 하늘에 애국가가 울려 퍼질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문형철 여자양궁대표팀 감독이 요즘 자주 듣는 질문이 하나 있다.

“올림픽 양궁 개인전 2연패는 왜 힘든가”라는 것이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단 1개의 금메달도 놓치지 않았지만 개인전에서 2회 연속 우승을 거둔 궁사는 없다.

그 이유에 대해 문 감독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올림픽 대표로 2회 연속 뽑히기가 어렵다. 태극마크를 다시 달아도 유명세와 주변의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로 스트레스가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한국 메달 전망

다음 달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관왕 박성현(전북도청)이 징크스 탈출에 도전한다.

4년 전 당시 박성현은 중국과 단체전 결승에서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10점이면 우승, 9점이면 연장, 8점이면 은메달이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았으나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10점을 쏴 승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강심장을 지녔다.

박성현과 함께 태극마크를 단 윤옥희(예천군청) 주현정(현대모비스)도 개인전 금메달을 목표로 동상이몽을 꾸면서도 단체전 우승을 향한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개인전에서는 이탈리아의 나탈리아 발리바, 중국의 장쥐안쥐안, 폴란드의 유스티나 모스피네크 등이 라이벌로 꼽히며 단체전에서도 중국 이탈리아 폴란드 등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임동현(한국체대) 박경모(인천계양구청) 이창환(두산중공업)이 나서는 남자 팀은 5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단체전 세계신기록(2039점)을 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임동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단체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월드컵 3차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장영술 남자팀 감독은 “남자는 춘추전국시대다. 8강 안에 드는 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우승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예상했다.

심야 행군, 번지 점프, 야구장 훈련 등 이색 훈련으로 유명한 양국 대표팀은 최근 베이징 양궁장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훈련을 통해 현지 적응력을 키웠다.

17일과 18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 광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르는데 홈 텃세에 대비해 관중의 함성과 대형 선풍기를 통한 강한 바람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가상한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올림픽 때 유명 디자이너 박윤수 씨가 제공하는 특별 의상을 입고 출전하는 대표팀은 남은 한 달 동안 실전 위주의 훈련과 함께 경기 리듬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세계 최강 한국양궁 비결

중국에서는 한때 한국 민족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했다.

동쪽의 활 잘 쏘는 민족이라는 뜻. 이런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분일까.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며 ‘신궁’이라는 찬사를 들어왔다.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22개의 금메달 가운데 14개를 휩쓸었다. 특히 여자 개인전에서는 서향순 김수녕 조윤정 김경욱 윤미진 박성현이 6연속 금메달 행진을 펼쳤고 여자 단체전 역시 종목이 생긴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5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다음 달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물론 이런 영광을 재연할 가능성은 높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게 목표다.

한국의 이번 올림픽 금메달 목표가 10개라고 하니 화살 끝에 세계 톱10 진입을 꿈꾸는 코리아 스포츠의 명운이 걸려 있는 셈이다.

흔히 정상에 오르기보다 그 자리를 지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국 양궁이 거센 도전 속에서도 최고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한 결과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는 “2004년 아테네 대회가 끝난 뒤 우리 협회는 곧바로 4년 후 베이징 대회를 대비했다. 특히 경기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를 지도자들에게 물은 뒤 네 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로 압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세계양궁연맹이 발표한 베이징 올림픽 경기 방식은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양궁에서 태극마크 달기가 올림픽 금메달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듯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대표 선발전은 ‘잔인하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의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남녀 각각 100명이 출전해 7차례의 선발전을 거쳐 4명씩을 가린 뒤 다시 국내외에서 3차례 대회를 치른 끝에 베이징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게 할 6명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 양궁 바뀐 규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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