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승부처… 역전 성공한 선배 3명 “이렇게 해봐”
《기말고사가 끝나면 바로 여름방학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취약 부분을 공략해 점수를 끌어올리고 주요 과목을 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수능 역전’을 노리는 학생에게는 막판 승부처이기도 하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학년 박준혁 씨, 서울대 의예과 1학년 강태훈 씨, 고려대 사회학과 3학년 J 씨는 확실한 ‘목표’와 자신의 ‘학습스타일’에 맞게 세운 방학계획을 철저히 지켜 효과를 봤다.
여름방학 직후 치른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최소 8점에서 많게는 20점까지 점수를 올린 이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 자기주도학습형=‘인터넷강의’로 취약과목만 콕콕!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에 강한 학생이라면 인터넷강의를 중심으로 한 학습계획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준혁 씨의 아킬레스건은 과학탐구영역이었다. 주요과목에만 집중하다 보니 과탐 점수는 항상 50점 만점에 30점대 초반을 기록했다. 박 씨는 ‘지금 못 잡으면 재수다’라는 생각으로 여름방학을 과탐에만 집중했다.
먼저 박 씨는 늘어지기 쉬운 오후 4시부터 8시 사이를 ‘인터넷강의 듣기’ 시간으로 정했다. 무리해서 많은 과목을 신청할 경우 한 달 동안 완벽히 소화해 낼 수 없기 때문에 물리I, 생물I, 화학II 딱 3과목만 들었다. 긴장감 유지를 위해 학원에서 사용하는 책걸상도 주문했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책걸상을 놓고 늘 그 자리에 앉아 공부했다.
강의는 딱 한 번, 제대로 들었다. 알 때까지 여러 번 듣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면 정신이 해이해져 시간을 낭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번 들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메모를 해 두었다가 그 부분만 두세 번 반복해서 들었다.
박 씨는 인터넷강의를 들은 후 ‘백지복습’을 했다. A4 용지에 들었던 강의 내용을 다시 쭉 풀어 써보는 것이다.
이렇게 쓴 내용을 다시 교재에 옮겨 적으며 요점정리를 하면 수능 때까지 볼 수 있는 나만의 참고서도 만들 수 있다. 한 달 동안 인터넷강의로 과탐에 집중한 박 씨는 3, 4등급대의 점수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1, 2등급으로 끌어올렸다.
○ 관리·자율조화형=‘종합반’과 자율학습으로 깊이 있게 적절한 관리와 자율이 균형을 이룰 때 학습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학생이라면 입시전문학원의 ‘종합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태훈 씨는 “혼자 공부하다 막히는 문제가 나오면 방향을 잃고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원 수업을 하나의 가이드로 삼고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한다면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씨에겐 늘 불안한 수학성적이 문제였다. 그는 기출문제 풀이 위주로 진행되는 종합반 수학 수업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을 여름방학 목표로 삼았다.
강 씨는 수업시작 2시간 전 학원 독서실에서 그날 수업시간에 배울 문제를 먼저 풀었다. 문제를 풀 땐 쉽게 풀 수 있는 문제, 어렵지만 풀 수 있는 문제, 감으로 우연히 맞힌 문제, 손도 대지 못한 문제로 나누어 구별해 놓았다. 수업시간에는 학원 강사의 풀이과정을 꼼꼼히 체크하며 문제 유형별로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풀이법을 재빠르게 기록했다. 복습할 땐 시간을 충분히 들여 이해가 잘 안됐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 교무실로 찾아가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강 씨는 한 달간 모의고사 10회 분량의 문제를 풀었다. 9월 모의고사에서 수학 점수를 8점 올린 그는 흔들리지 않는 1등급이 됐다.
○ 종합관리형=외부와 단절된 ‘기숙학원’에서 몰입
친구, TV 등 외부 환경 요소 때문에 쉽게 공부 흐름이 끊기는 학생이라면 기숙학원을 고려해 볼 만하다.
재수생이었던 J 씨는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늘면서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 조절에 애를 먹었다. 수능을 총정리한다는 목표로 그가 택한 건 바로 기숙학원. J 씨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꽉 짜여진 시간표를 철저히 따랐다. 비록 쪽지시험일지라도 매일 치르는 시험은 수능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J 씨는 “매일 시험으로 확실히 하고 넘어가는 패턴을 한 달간 계속하다 보니 특히 암기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J 씨는 9월 모의고사에서 무려 20점, 지난해 수능보다는 54점을 올렸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