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이징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이 2일 베이징 국제공항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다. 뒤쪽으로는 경찰 두 명이 카트를 타고 순찰 중이다.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2】 베이징 올림픽 공식 응원단원들이 막바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 응원단은 중국에 에어로빅 열풍을 일으킨 조수진 씨가 단장을 맡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3】 베이징 올림픽을 기념해 발행되는 10위안짜리 새 지폐. 600만 장이 한정 발행되는 새 지폐는 기존 10위안 지폐와 함께 유통될 예정이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재래시장 ‘올림픽 대목’까지 잡아
5일 오후 중국 허베이(河北) 성 샹허(香河) 현에서 베이징(北京) 시내로 들어오는 국도 길목.
권총과 방탄조끼로 무장한 경찰이 편도 3차로 차도를 모두 바리케이드로 막은 채 차량들을 일일이 검사했다. 운전자의 신분증과 차량등록증은 물론이고 트렁크의 짐까지 모두 열어봤다. 때 아닌 검문검색에 승용차와 화물차 행렬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한 달 앞둔 베이징은 마치 병영도시를 방불케 한다. 인근 허베이 성과 톈진(天津) 시에서 들어오는 길목엔 모두 임시 검문소가 차려졌고 톈안먼(天安門)광장 등 시내 중심가엔 무장경찰의 눈길이 번득인다.
지하철 모든 역사에는 공항 수준의 화물검색과 몸수색을 위한 안전검사대가 설치됐고 개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 부근엔 대공미사일까지 배치됐다.
제29회 하계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의 최고 목표는 ‘테러 없는 안전한 올림픽’이다.
하지만 이처럼 안전이 강조되면서 올림픽 특수를 누리려 했던 상인들은 울상이 됐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왕푸징(王府井)과 시내 재래시장은 올림픽 대목은커녕 지난해보다 매출이 10∼30% 줄었다.
외국인 입국과 외지인 입경(入京) 제한 강화로 평소 가격의 10배까지 뛰었던 올림픽 기간의 호텔 가격도 최근 폭락을 거듭하면서 예약 취소사태까지 맞았다.
올림픽 특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을 0.3%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던 예전의 분석은 요즘엔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올림픽 시설에 직접 투자된 2800억 위안(약 42조 원)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중국 정부와 언론은 올림픽 D-30을 앞두고 별다른 기념행사도 벌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경제적 타산이 맞지 않아도 정치적 효과는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 올림픽을 여는 것만으로도 67억 세계인에게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다시 우뚝 섰음을 충분히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13억 전체 중국 인민의 단결과 애국심 고취는 이미 어느 정도 달성된 상태다.
10만 명을 모집하는 경기장 자원봉사자 모집엔 112만여 명이 몰렸고 시내 거리봉사자 모집엔 무려 207만여 명이 지원했다. 올림픽 개최라는 ‘100년의 꿈’을 실현한 중국인이 얼마나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림픽 준비 역시 사실상 100% 완료됐다. 37개 경기장과 45개 독립훈련장이 완공됐고 올림픽촌, 미디어센터 등도 모두 준공을 마쳤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올림픽 개최 준비가 기본적으로 완료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