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은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아시아 곳곳의 빈민촌과 오지마을에서 교육, 의료, 건축 봉사활동을 하며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생 40여 명은 지난달 27일부터 필리핀 마닐라 인근 발라라 빈민촌에서 해외봉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10m² 크기의 판잣집을 새로 짓거나 페인트칠과 수리를 하고, 초등학생 120명에게 미술, 음악 교육을 한다.
이들은 한낮 기온이 35도가 넘고 잦은 열대성 강우(스콜)에다 90%가 넘는 습도에서 현지 주민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부산외국어대는 주택 건축비, 교육 재료비, 컴퓨터 지원, 음식 등 경비를 모두 제공했다.
김동민(무역 2) 씨는 “열악한 빈민촌의 사정을 보면서 처음엔 충격을 받았다. 서툰 실력으로 집을 짓고 있지만 한국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구촌 이웃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손자 4명과 5m²가량의 판잣집에 살고 있는 밀링(72) 할머니는 “쓰러져가는 판잣집을 새로 지어준 한국 대학생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외봉사활동 13년째를 맞고 있는 동서대 국제기술봉사단의 학생 29명도 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인도네시아 크티리 군 8개 마을에서 컴퓨터, 태권도, 음악을 가르치고 마을 공동시설 수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의대 해외봉사단 소속 학생 38명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 마을 주민에게 한국 전통문화 소개, 경락마사지, 보건교육, 하수로 정리, 교실 책걸상 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신라대 해외봉사단 14명은 1일부터 15일까지 캄보디아에서 한글, 태권도, 사물놀이, 부채춤, 단소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급하고 있으며 부산가톨릭대 학생, 교직원, 병원 의료진 80여 명은 지난달 20일부터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국제 마인드와 국가관을 키워주고 진정한 땀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여서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