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데뷔 사공윤의 도전 스토리
‘인생은 도전이다’. 그녀는 일찌감치 이 좌우명에 따라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30대 초반의 늦은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신인 사공윤의 이야기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전문경영인이 목표였다. 하루라도 빨리 직업을 갖기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금융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하던 중 대학 졸업장의 필요성을 느껴 서경대 중문학과에 진학했다. 장학생으로 다니면서 방학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사업을 하는 삼촌의 스위스, 호주, 홍콩 등의 해외 출장에 동행해 현장경험을 쌓았다. 대학 졸업 후 플로리다에 이주해 삼촌의 사업을 도우는 한편, MBA(경영학 석사) 도전을 시작했다.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인터넷 MBA 과정을 이수했다.
그러다 문득 가슴 속에서 불타던 가수의 꿈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택할 때 거센 부모의 반대와 맞섰던 사공윤은 MBA를 중단하고 가수가 되겠다는 선언으로 또 한 번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가수로 성공할 수 없다”는 주위의 만류도 강했지만 오히려 각오를 더욱 다지게 했다.
이런 과정에서 보듯 사공윤은 승부근성이 강하다. 유학 시절 삼촌이나 부모에 부담주지 않기 위해 10달러로 보름을 버티기도 했다. 그녀는 1달러50센트에 산 감자 한 포대로 일주일간 삶은 감자만 먹었던 그 때 이야기를 하면서 잔잔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사공윤은 어려서부터 심수봉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래서 세미트로트 장르에 도전했다. 드라마 ‘토지’ 음악감독이었던 한우석 씨로부터 2년간 트레이닝을 받은 끝에 데뷔 앨범 ‘순이 순이야’를 발표했다.
가수 도전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뒤늦게 시작해 기초를 닦는 일이 더 힘들었다. 발성연습만 6개월을 했고, 하루 7∼8시간씩 계속되는 노래 연습은 그녀를 지치게 했다. 타이틀곡 ‘순이 순이야’는 4차례나 녹음했고, 다른 노래도 2번 이상 녹음하는 고생 끝에 7곡이 수록된 음반을 발표할 수 있었다. 사공윤은 앞으로 재즈 등을 트로트에 접목시킨 퓨전 트로트에 도전해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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