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30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눈마을홀 등에서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음악-이미지-텍스트’.
▽영상이 있는 뮤직=7일 개막연주회부터 파격적인 음악극이 무대에 오른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던 재미교포 작곡가 얼 김(1920∼1998)의 음악극 ‘에 조(Eh Joe)’. 사뮈엘 베케트가 쓴 23분짜리 TV용 드라마에 음악을 접목시킨 작품이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음악, 여자의 내레이션, 조(Joe) 역을 맡은 연극배우 남명렬 씨의 연기,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다.
17일 폐막연주회에는 미국 작곡가 필립 글래스의 오페라 ‘미녀와 야수’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장 콕토의 영화 ‘미녀와 야수’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흑백영화 화면을 무대 스크린에 투사하면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르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미녀 역에는 뉴욕시티오페라의 주역인 소프라노 이윤아 씨, 야수 역에는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출연하고 있는 바리톤 정주 씨가 맡는다.
▽문학이 흐르는 음악=‘21세기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미국의 신동 작곡가 제이 그린버그(17)의 ‘네 가지 풍경’을 세종솔로이스츠가 15일 연주한다. 한국의 민담을 소재로 한 작품.
8일에는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을 기념하는 ‘네 개의 달이 있는 밤’(작곡 조지 크럼)이 연주된다.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달에 대한 네 개의 시’에서 가사를 발췌했다. 9일 연주되는 ‘린다에게’는 미국 여류 시인 앤 색스턴이 딸에게 보낸 편지에 얼 김이 실내악 곡을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편지 낭송은 배우 윤여정 씨가 맡는다. 16일에는 미국 작곡가 마크 오코너(47)가 자신의 우상이었던 컨트리 싱어 조니 캐시(1932∼2003)의 음악과 생애를 기리는 ‘시인과 예언자’가 연주된다.
이 음악제에는 첼리스트 알도 파리소, 정명화 씨, 지안 왕,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백주영 씨, 이고르 오짐, 교코 다케자와, 피아니스트 로버트 블로커, 헬렌 황, 엔델리온 현악4중주단, 세종솔로이스츠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가한다. 02-794-157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