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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건반 두드리는 정명훈…아시아필 韓日순회공연

입력 | 2008-07-10 02:59:00


“마에스트로 정명훈 씨는 모든 음악인을 고무시킬 수 있는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연주자입니다. 항상 그에게서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시아 연주자들이 함께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입니다.”(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다이신·29·일본)

지휘자 정명훈(55) 씨가 이끄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가 29일∼8월 1일 인천과 서울, 도쿄에서 ‘2008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순회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선 지휘자 정 씨가 직접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리니스트 가시모토, 첼리스트 지안왕(39·중국)이 베토벤 ‘3중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다.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은 정명훈(피아노),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화(첼로) 남매로 구성된 ‘정트리오’가 자주 연주하던 곡.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트리오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화음을 펼쳐나가기 때문에 독주자들의 고도의 테크닉과 음악성이 요구된다. 특히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를 치는 정 씨의 모습은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도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적인 비르투오조(명인)들이 등장한다. 정 씨는 1974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에서 2등을 차지한 바 있으며, 가시모토는 15세 때 쾰른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한 일본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2006년 정 씨가 지휘하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가시모토는 “마에스트로가 연주하는 브람스(지휘자로서, 피아니스트로서 모두)를 특히 좋아한다”며 “그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가장 이상적인 브람스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지안은 10세 때 아이작 스턴의 기념 다큐멘터리 ‘마오쩌둥에서 모차르트까지-중국의 아이작 스턴’에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으며, 동양인 최초의 도이치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 계약하기도 했다.

아시아 필은 1997년 아시아 8개국 출신 연주자들로 창단된 뒤 매년 한두 차례씩 공연해 왔다. 2012년경부터는 인천에 새로 들어서는 콘서트홀에 상주하게 된다. 올해 공연에는 시카고 심포니 악장 로버트 첸(대만),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비올라 수석 윤지류(중국), 필라델피아 비올라 수석 안나 마리 안 피터슨(한국) 씨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출신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또한 런던심포니 호른 수석 티머시 존스,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 트럼펫 수석 페터 마셰르 등 관악 파트에 스타급 객원연주자들이 참여해 말러의 교향곡 5번도 연주할 예정이다.

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일 일본 도쿄 산토리홀. 3만∼10만 원(서울). 02-518-734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