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픈 데가 없네요.”
광주구장에서 만난 한화 김태균(26·사진)의 양 손목에는 압박붕대가 어지럽게 감겨 있었다.
그의 몸은 걸어다니는 부상 병동이다. 오른쪽 옆구리 염증으로 시즌 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달에는 스윙을 하다 왼쪽 손등을 다쳤다. 요즘은 왼쪽 넓적다리 근육통까지 겹쳤다.
그런데도 김태균은 요즘 야구하는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으면서도 경기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태균의 대포 행진도 순조롭다. 10일 현재 홈런(23개), 타점(70개), 장타율(0.663) 선두. 자신의 최고기록인 2003년 31홈런을 넘어설 태세다. 한화의 85경기 가운데 74경기만 출전했지만 벌써 23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타격 폼을 바꾼 것도 아니고 특별히 홈런을 노리지도 않았는데 공이 잘 맞아요. 집중력이 좋아진 덕분입니다.”
김태균은 “홈런왕 욕심은 없다”면서도 “몸 관리를 잘해 올 시즌 마지막까지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에 체력이 떨어져 21홈런에 머물렀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21홈런으로 자신을 쫓고 있는 롯데 카림 가르시아에 대해선 “정교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기회 때마다 대포를 날리는 승부사”라고 평가했다.
김태균은 최근 발표한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33명에 포함됐다. 그는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국민이 원하는 올림픽 메달을 위해 힘껏 방망이를 휘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