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 총재는 매력적인 자리로 꼽힌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프로농구를 이끄는 수장으로 대외 활동이나 스포츠 인사로서 남다른 지위를 누린다. 아마추어 체육단체장의 경우 거액의 출연금을 내기도 하지만 KBL은 자산만도 서울 강남의 사옥을 비롯해 500억 원이 넘으며 한 해 예산만도 200억 원 안팎이다. 총재의 1년 활동비만 해도 5000만 원에 연봉을 합치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이 같은 KBL 총재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최근 심해지고 있다. 8월 말로 김영수 총재의 임기가 끝나면서 10개팀 단장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는 후임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이사가 김 총재 연임 불가를 요구한 데 이어 특정 인물을 밀어붙이는 인상을 보이면서 구단끼리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사들은 10일 전육(62) 전 중앙방송 사장을 유력 후보로 상견례를 가졌다. 신문과 방송의 오랜 경험이 농구 홍보와 중계권 계약 등에서 도움이 되며 정재계의 인맥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평가 항목이 실질적인 농구 발전에는 무관해 보이는 게 사실.
일부 이사는 이날 모임에 불참해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참석한 일부 이사도 “개운치 않다”는 태도가 많았다. 농구와는 전혀 무관한 인물인 데다 중량감도 떨어져 자칫 프로농구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단장은 “총재와 구단 단장이 동격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구단 이기주의에 휘말려 중심을 잃을 때가 많은 KBL이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총재는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서 10개팀 중 3분의 2(7개 구단) 이상의 찬성을 통해 결정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