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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균의 21C 必聽음악실] 세련된 흡입력…‘명품’ 팝 발라드 계승자 우뚝

입력 | 2008-07-11 07:59:00


윤건 솔로 1집 ‘갈색머리’

브라운아이즈의 재결합은 예상대로 가요계에 큰 반향을 몰고 왔다. 6월 3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2000년대 최고의 음반 구매력을 자랑했던 뮤지션다운 모습을 보였다. 음반시장이 황폐화된 최근에는 볼 수 없던 폭발적인 음반 판매량 증가 추세를 재현하며 가요계가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성공적인 복귀를 지켜보면서 이번 음반 대신 브라운아이즈의 3집이 됐을 수도 있었던 한 음반이 떠올랐다. 브라운아이즈가 2집을 끝으로 해체한 후 멤버 윤건이 2004년 발표했던 솔로 데뷔 음반 '갈색머리'다.

아마도 브라운아이즈가 해체하지 않았다면 이 음반 수록 곡들은 브라운아이즈 3집으로 세상에 선보였을 것이다. 윤건은 브라운아이즈에서 작곡은 메인, 보컬에서는 서브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막상 솔로 음반을 내자 곡은 여전히 뛰어난데 보컬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얻었고 음반 판매량도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윤건의 솔로 1집은 한국 발라드사에 기록될 만한 가치를 지닌 음반이었다. 유재하 김현철 김동률 유희열로 이어지는 고급스런 팝 발라드의 새로운 계승자로 윤건이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윤건은 브라운아이즈 시절부터 군더더기 없고 세련되면서 멜로디의 흡인력이 뛰어난 작곡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브라운아이즈 음반은 메인 보컬인 나얼이 작곡한 곡들도 음반에 함께 수록됐고 둘의 음악 색깔이 차이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짜임새에서 다소 일관되지 못한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윤건은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는 기존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브라운아이즈 시절에는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음반의 탄탄한 구성까지 이뤄냈다. '피아노 기반의 어쿠스틱 사운드' '보사노바 리듬' '도시적 감수성'으로 이 음반의 음악적 얼개는 요약된다.

타이틀곡 '갈색머리'나 후속곡인 '알아주길'은 물론 활동을 하지 않은 '어쩌다' '친구로만' 같은 곡들은 '벌써 일년'처럼 브라운아이즈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쓰여도 무방할 만큼 음악적으로 깔끔하면서 대중적 감성 코드를 확실히 자극한다.

'So Untrue'나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에서는 흑인 음악적 요소들을 자신 만의 음악적 색깔로 잘 버무려냈다. '갈색머리'와 '어쩌다'를 피아노 카바티나를 곁들인 연주곡 버전으로 수록하기도 했는데 이를 원곡과 비교해 유심히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음대 작곡과 출신인 윤건의 음악적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한지 느껴볼 수 있는 곡 구성이다.

이 음반의 리패키지 버전에는 뛰어난 보컬리스트인 김연우와 함께 부른 '갈색머리'도 수록돼 있다. 윤건-나얼의 브라운아이즈 곡들과 윤건-김연우의 '갈색머리'를 비교해 보면 서로 다른 듀엣 보컬이 줄 수 있는 음악적 재미를 발견할 수있다.

최 영 균

스포츠지 대중문화 전문 기자로

6년간 음악·영화에서

열정을 불태운 몽상가.

지금은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며 매일 밤

담배와 커피를 벗삼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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