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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의 아이를 위한 요리] 중년의 손녀 위한 ‘사랑 한접시’…매운가지볶음

입력 | 2008-07-12 08:14:00


올해 아흔 여섯이신 우리 외할머니 댁에 다녀왔어요.

6.25 전쟁 통에 은행원이셨던 할아버지를 잃고, 홀로 6남매를 키워 온 우리 할머니는 하숙하시며 자식들을 참 훌륭히도 키우셨답니다. 늘 웃는 얼굴로 “야야 밥은 먹었나? 밥 굶지 말고 다니래이! 건강 잃으면 다 소용 없느니라”하시며 오십을 훌쩍 넘긴 외손녀를 늘 그렇게 걱정 하시죠.

내가 어릴 때 우리 할머니는 대구 근교의 반야월이란 곳에서 공장식구들 밥을 해주시는 일을 하셨던가 봐요. 여름 방학을 하자마자 할머니께 뛰어 내려가면 “아이고! 내 새끼 왔구나”하시며 두 팔 벌려 안아 주셨어요. 그리곤 “온다고 연락을 하지 장도 못 봐놨는데 뭐 묵고 싶노?”라고 하시더니 텃밭에 있는 가지를 하나 따다간 맛있게 만들어 주셨어요.

그 기억을 더듬어 이렇게 만들어 본 요리에요.

가지는 간장 및 췌장의 기능을 항진시켜주고, 이뇨작용을 도와줘요. 가지의 스코폴레틴과 스코파론은 진경작용을 나타내기도 하여 진통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도 있어요. 핀란드에서는 블루베리를 아주 중요한 항성인병 과일로 먹고 있는데, 가지는 블루베리의 대체식품으로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항성인병 식품이기도 해요.

가지에 함유돼 있는 식이섬유소에는 대장암 또는 유방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동물성 지방 및 콜레스테롤을 대장에서 제거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장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하게 해주죠. 가지 껍질을 이렇게 한줄 씩 걸러 벗기는 건 멜라닌 때문이에요. 가지 껍질에는 멜라닌 색소가 아주 많은데요. 그러니까 뽀얀 피부를 위해서 반만 먹자고요. 또 다 벗기면 가지가 너무 물러져서 안돼요. 덴멘장은 제가 만든 중국식 된장인데 느끼한 맛을 덜해줘요. 중국요리 할 때 자주 사용해요. 덴멘장과 매콤한 두반장이 섞여서 색다른 가지요리가 될 거예요.

 

Clip! - 매운가지볶음 레시피

재료: 가지 3개, 돼지고기 간 것 150g, 다진생강 1큰술, 청주 1큰술, 두반장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굵은 파 1대, 실파 3뿌리, 덴멘장 1과1/2큰술, 치킨스탁 1개, 식용유 2컵, 녹말가루, 후추 약간씩

○1 가지는 껍질을 벗긴다. 이때 한 줄씩 거르면서 벗겨 모양을 낸다.

○2 껍질 벗긴 가지는 한입크기로 각이 지게 썬다. 굵은 파와 실파는 다진다.

○3 썰어놓은 가지에 녹말가루를 고루 묻혀 160∼180도 기름에서 튀긴다.

○4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는다.

○5 다른 팬에 준비한 덴멘장, 두반장, 다진마늘을 넣고 다진 생강은 1/2큰술만 넣어 볶는다. 여기에 볶은 돼지고기를 넣고 잠시 볶다가 치킨스탁 육수를 붓고 튀긴가지를 넣는다.

○6 ○5에 청주, 다진생강, 설탕, 후추가루, 굵은 파를 넣고 불을 줄인 후 녹말, 물을 넣어 불을 세게 올려 더 볶는다. 불을 끄고 참기름을 고루 섞는다.

이 혜 정

‘빅마마’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요리

연구가. EBS ‘최고의 요리 비결’과 KBS1 ‘여

성공감’에서 맛깔난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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