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조문을 갔다. 바로 옆 빈소에는 상주가 고위 관직이었는지 화분과 조화가 즐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넘치는 조화를 현관 쪽으로 내놓는 장면을 봤는데 약간 놀라웠다. 상주인 듯한 사람이 조화에 달린 리본을 일일이 보면서 약간 격이 낮은 사람, 소위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보낸 것을 밑으로 내리라고 지시했다.
평소에도 다른 상가를 가면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공기업 또는 대기업 간부가 보낸 조화가 눈에 띈 것이 생각났다. 그런 조화는 상주의 대외적인 체면치레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우리의 장례문화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체면치레용으로 변했는지 알 수 있다. 장례식이 상주나 고인의 사회적 지위를 뽐내는 자리가 아닌, 가족이나 친인척이 고인을 추모하는 엄숙한 자리가 돼야 하지 않을까.
윤현숙 광주 동구 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