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무원 “오전 5시반쯤 갑자기 초병 나와 제지”
5월에도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 한 명이 아침 운동 도중 북한군에 30분가량 붙잡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도청 공무원인 A(51) 씨는 5월 1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 ‘공무원 5급 승진 리더 과정 연수’에 전국의 다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50여 명과 함께 참여했다.
A 씨는 이틀째인 20일 조깅을 하기 위해 오전 5시경 일어나 숙소인 금강산 호텔 1층으로 내려왔다. 때마침 로비에 있던 40대 초반의 북한 안내원에게 “조깅을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 안내원은 “(현대아산이 설치한) 울타리 안쪽으로만 뛰면 문제없다”고 답했다.
A 씨는 5시 10분경 숙소를 출발해 뛰기 시작했다. 전날 만찬 장소인 고성항횟집까지 뛰는 걸 목표로 잡은 A 씨가 옥류관∼정몽헌 회장 추모비를 거쳐 금강 1교를 건너자마자 갑자기 북한군 초병 2명이 나타났다. 숙소에서 3.5km 정도 떨어진 거리였고 시간은 5시 반을 막 지났을 때였다.
이들은 “멈춰, 멈춰”라는 소리와 함께 호루라기를 불면서 A 씨를 제지했다.
A 씨는 20여 m 더 달리다 멈췄고 이들은 30m가량 떨어진 인근 초소로 A 씨를 데려가더니 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북한 군인들은 초소 안에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고 30여 분 뒤 나와 “여기는 오면 안 된다”며 A 씨를 보내줬다.
숙소로 돌아온 A 씨는 북한 안내원을 찾아 “조깅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갔다가 붙잡혔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안내원은 “오전 6시까지는 통행금지인데 착각했다”며 “관광특구라도 도보로 일정 지역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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