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로 연일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일장기를 불태우고 혈서까지 썼다. 그러나 감정적인 대처만으로는 안 된다. 장기적이고 치밀한 종합전략을 세워서 착실히 추진해 가야 한다. 정부와 학계, 민간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일본은 당장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독도에 대한 영토교육을 실시하고 9월경 발간될 ‘2008 방위백서’에도 독도를 일본 땅으로 기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는 오랜 준비 끝에 나온 것이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여론부터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최근 ‘독도’의 검색주제어를 일본에 유리한 ‘리앙쿠르 암석(Liancourt Rocks)’으로 바꾸려고 한 것은 좋은 예다. 미 의회도서관의 이런 시도는 일부 재미교포들의 기민한 대처에 의해 중단되기는 했지만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응이 얼마나 집요한지를 보여준다. 우리처럼 문제가 생길 때만 흥분했다가 곧 식어버려서는 이기기 어렵다.
많은 초중고교생이 독도의 역사는 고사하고 독도가 어느 도(道)에 속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중국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2007년 2월 만든 ‘동북아역사문제대책팀’은 올 3월 해체됐다. 손발이 따로 노는 셈이다. 나라 밖으로도 우리에게 호의적인 여론을 형성해 가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되 반크(VANK)와 같은 사이버 민간 외교사절단이 더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의 그제 국회 발언은 사려 깊지 못했다. 원 대표는 일본 외무성도 부인한 요미우리신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방침 사전 통보’ 기사만을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다그쳤는데 이런 언행이 과연 국익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를 따져보기 바란다. 이러니 일본이 우리의 독도 수호 의지를 매번 얕보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