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黑대마 살릴 묘수는…
21회 후지쓰배 4강전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 창하오 9단, 류싱 7단이 올랐다. 창하오 9단은 구리 9단에게, 류싱 7단은 이창호 9단에게 패해 3·4위전을 벌이게 됐다.
이 대국 전까지 창하오 9단은 올해 열린 세계대회에서 8승 2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창하오 9단은 올해 초 농심배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이창호 박영훈 9단을 누르고 중국팀에 첫 우승을 안겨줘 중국 바둑계의 영웅이 됐다.
류싱 7단도 올해 잉씨배 4강에 진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면도=흑은 하변 백 대마를 잡아 실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백은 좌하 귀의 흑을 통째로 잡아야 형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흑이 선수지만 쉽게 사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흑 1로 좌하 귀 흑을 살리기 위한 출발점. 이때 백 2가 흑 대마의 생사를 추궁하는 급소. 흑이 참고 1도처럼 평범하게 받으면 대마가 살지 못한다.
▽실전도=검토실 기사들은 흑의 삶에 회의적인 분위기였지만 창하오 9단은 묘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흑 1로 붙인 수가 소위 ‘2의 1’의 묘수. 백 2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흑 13까지 패가 났다. 하변 백을 잡아 놓은 흑의 처지에선 이 패가 꽃놀이패다. 패에 져 대마를 내줘도 다른 곳에서 약간의 이익을 보면 충분하다. 창하오 9단은 실전도 백 12 대신 참고 2도 백 1에 두면 흑 8까지 촉촉수에 걸린다(6…4, 7…○). 결국 15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