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부인’·솔로앨범으로 제2 전성기…“현중이 볼 때마다 나이가 떠올라”
《‘여기자’가 떴다. 여자의 눈으로 여자의 입맛에 맞춘 수다가 펼쳐진다. ‘까, 나, 다’로 묻고 답하는 지루한 인터뷰는 이제 사양. 노트북을 덮고, 수첩과 펜을 던지고 맘 편하게 난상 수다를 지향한다. 격식을 버리고 마주 앉아 벌이는 수다를 통해 스타를 향한 온갖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줄 ‘여기자들의 수다’가 금요일마다 ‘스포츠동아’ 독자들을 찾아간다. 여기자만의 앙칼진 눈, 따뜻한 가슴으로 전하는 스타들의 속내를 지금 들어보자.》
‘여기자들의 수다’ 첫 주인공은 가수로 출발해 인기 예능인으로 우뚝 선 황보. 최근 MBC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통해 연하남 김현중과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황부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를 채찍질하듯, 경쾌한 테크토닉으로 무장한 솔로 음반 ‘기프트 포 힘’(Gift For Him)도 발표했다. 인터뷰가 있던 날 새벽까지 강원도 강촌에서 ‘무한걸스’ 녹화를 했다는 황보는 검게 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녀와의 대화는 장안의 화제인 ‘우결’에서부터 시작됐다.
홍재현(이하 홍) : 연하남과의 동거 때문에 부러워요.
황보(이하 황) : 제 주위 사람들은 (김)현중이를 부러워해요.(웃음)
이해리(이하 이) : 솔직히 현중 씨 어떻게 생각해요?
황: 아…. ‘좋다’고 해도 문제고 ‘싫다’고 해도 문제 아닌가요. 답하기 어려워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맑은 영혼이라는 것? 웃기려는 게 아니라 동심을 지닌 게 놀라워요. ‘우결’에 등장한 과자 목걸이는 일부러 하려고 해도 나올 수 없잖아요.
이 : 6살 연상인데 불편함은 없어요?
황 : 연상연하 커플이 나이 숨기는 이유를 알겠어요. 하하. 나이 차가 있는 걸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알고 만나니까 의식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현중이도 처음에는 선배 대하듯 깍듯했죠. 지금은 편해졌지만 현중이 볼 때마다 자꾸만 나이가 떠올라서….
이 : 피부가 정말 많이 탔어요.
황 : 여름이 되면 전부 살 태우는 스케줄 뿐이에요. ‘무한걸스’나 ‘우결’ 모두 바캉스 특집을 소화했죠.
황 : 며칠 전 제 기사를 보다가 ‘황보는 왜 이렇게 오래 갈까요’라는 댓글을 읽었어요. 한참 웃었는데 새삼 저도 이유가 궁금해졌어요. 왜일까요?
이 : 솔직해서가 아닐까요, 가식 없는 모습이나.
황 : 맞아요. 내숭이나 가식은 금방 탄로나요. 그런데 저라고 힘든 게 없었겠어요? 그동안 소속사 문제가 계속 괴롭혔어요. 티를 내지도, 속마음을 숨기지도 않았죠. 제 성격과 잘 맞는 ‘무한걸스’로 다시 기회를 찾았고 ‘우결’로 일이 잘 풀리고 있어요.
홍 : 그래도 가끔 내숭 떨고 싶은 순간도 있을 텐데.
황 : 성격이 호불호가 확실해 표정에 티가 많이 나거든요. 가끔은 ‘좀 더 가식적이라면’, ‘예쁜 척 했으면’ 더 잘 되지 않았을까 싶긴한데 여전히 하기 싫어요. 가식적인 사람 생각하면 구토가 날 정도에요. 하하.
이 : 가식적인 연예인이랑 다퉈 본 적은요?
황 : 큰 사고는 없던 것 같아요. 연예인과 사귄 경험도 한 번도 없어요. 믿기 어렵죠?
홍 : 연예인이니까 평범하기 살기 힘들다는 말 같은데요.
황 :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평범하게 사는 것 아닌가요. 건강하고, 싸움 안하고, 빚 없이 애들 키우며 평범하게 사는 게 어려워요. 솔직히 우울증에 안 시달린 연예인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심각한 상황은 금방 지나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큰 탈 없이 넘겼어요.
이 : 은근 철든 모범생 같아요. 그러면 촬영장에서도 모범생 타입?
황 : 약속은 ‘칼’이죠.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면 7시 45분에 옷 입고 매니저 오기를 기다려요. 이건 자랑인데, 10년 동안 한 번도 매니저가 먼저 잠을 깨우거나 현장에 지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약간 결벽증인데 누구를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 정말 싫어요. ‘시간이 없다’는 말이 가장 못난 핑계 같아요.
홍 : 시간 약속 잘 지키는 황보라, 이미지의 반전이네요. 그래도 실제 모습과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 사이에 간극이 좁은 편이에요.
황 : 절대 아니에요. 사람들은 여전히 내가 하루에 담배 한 갑 피우고, 남자는 30명 쯤 만났을 거라 생각해요. 심지어 ‘담배 언제 끊었냐’고 묻기도 해요.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안 믿어주니까.
이 : 실제론 더욱 솔직한데 ‘우결’에서는 좀 정제돼 보여주는 군요. 방송이다 보니.
황 : 연애할 때의 제 모습, 연인을 대하는 제 모습을 굳이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건 정말 심각한 고민이에요. 정말 친한 친구들이나, 아니면 내 남자만 알면 되는 매력이잖아요. 가장 감추고 싶던 부분이 바로 연인을 대하는 제 모습인데…. 사람들은 ‘여성스런 황보’를 보기 싫어해요. ‘우결’에서 요리를 하니까 가식이라고 놀리던데요.
홍 : 사실은 요리 잘하고 인테리어 솜씨 좋기로 연예계에서는 소문나 있는데.
황 : 가족과 친구, 남자친구만 알아주면 돼요. 보는 사람마저 어색해 하는 모습을 굳이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여전히 손으로 입 가리고 웃는 참한 모습이 여성스러운 것이라 믿는 사회 분위기, 많이 답답하죠. 그런 애들 중에 속옷 자기가 안 빨아 입는 애들이 있을 걸요?
이 : 새 음반 제목인 ‘Gift For Him’에서 말하는 ‘Him’은 누굴 지칭하는 건지 궁금해요. 혹시 지금 만나는 연인?
황 :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사실은 하나님이에요. 우리가 ‘여기자들의 수다’로 맺어진 인연도 신의 뜻일 수 있잖아요. (송)은이 언니와 연기자 (김)석훈 오빠와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성경공부를 해요. 신앙이 깊어지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제 손을 잡아줄 편이 생긴 것 같아 불안하지 않아요.
홍 : 인복이 많아요. 그 인복을 쌓아가면서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 것 같나요.
황 : 10년 전에는 지금까지 연예인을 할 줄 몰랐어요. 그 땐 29살에는 꼭 결혼하겠다고 다짐했는데(황보는 80년생, 29살이다). 지금은 33살에는 반드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거예요. 보디라인이 살아있을 때 아기를 낳아 예쁘게 하이힐 신고, 한 손에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게 꿈이에요.
이 : 그렇다면 남편을 선택하는 기준은요?
황 : 무조건 책임감이요. 결혼해서 끝까지 가족을 끝까지 돌보는 책임감이죠.
대담·정리 : 이해리·홍재현 기자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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