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방황 딛고 솔로앨범 재기 도전
두 번이나 앨범 작업을 끝내고도 발표를 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에 10년이 흘렀다. 20대 초반에 얻은 인기는 이미 없어 진 지 오래됐고, 겨우 무대에 돌아와 보니 나이는 서른을 넘기고 말았다.
웬만한 가수 같으면 우울증이라도 걸렸을 법하다. 하지만 이 사연의 당사자는 느긋한 미소만 머금고 있다. 170cm의 늘씬한 몸매, 여전히 매혹적인 웃음을 지닌 유영. 유영(사진)은 1997년 혼성그룹 자자로 데뷔해 ‘버스 안에서’란 노래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듬해 2집을 발표하자마자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팀을 해체했다. 이후 불운이 시작됐다.
유영의 상품성에 매력을 느낀 여러 기획사들은 솔로앨범을 내자는 제안을 쏟아냈다. 유영인 그중 한 곳과 음반 작업을 다 끝낸 후 사정상 음반을 낼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회의를 느낀 유영은 가족이 있는 영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끊임없는 음반 제안에 다시 귀국해 앨범작업을 했지만 이 회사 역시 음반 작업을 끝내놓고 앨범 발표를 포기했다.
유영은 안 되는 일에도 늘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낙천적인 성격 탓에 지난 10년을 우울증도 없이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요즘 여가수들이 집중적으로 컴백하고 있지만 “난 그들과 음악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달 16일 발표된 유영 솔로 앨범 ‘어게인’은 초도물량이 다 팔렸고, 쇼케이스 현장에도 400명이 가득 찼다.
솔로 데뷔곡은 발라드 ‘안되는 건데’이다. 주위에서 모두 댄스음악을 하라고 권했지만, 자신은 자기에게 잘 어울리고, 부르기 편한 발라드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버스 안에서’를 좋아했던 팬들이 아직도 잊지 않고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고집 꺾지 않고, 내 색깔을 담은 음악을 부를겁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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