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복제하기 어려운 집적회로(IC) 신용카드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IC카드용 결제 단말기 설치를 촉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카드업체들이 새로 가입하는 가맹점에 IC카드용 단말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기존 마그네틱 띠 방식의 단말기를 IC카드용으로 바꾸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금감원은 카드 가맹점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결제 단말기의 상당수가 카드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어서 복제의 위험성이 높다는 동아일보 보도(5월 22일자 A3면 참조) 등에 따라 이런 대책을 내놨다.
우선 금감원은 9월부터 카드사가 신규 가맹점과 계약할 땐 ‘IC카드용 단말기 설치확인서’를 받도록 했다. 또 12월 말부터 밴(VAN) 회사는 1개월 승인건수가 100건 이상인 가맹점의 단말기를 우선적으로 IC 단말기로 바꾸도록 하기로 했다. 신용카드 거래를 중개해 주는 밴사는 카드 단말기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발행되는 카드는 IC칩과 마그네틱 띠가 함께 있으므로 마그네틱 띠 결제보다 IC칩 결제가 먼저 되도록 하는 단말기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인석 금감원 IT서비스팀장은 “IC 단말기 설치가 늦어지면 한국 사회가 국제적 카드 복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며 “IC카드 사용이 조속히 활성화되도록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03년 11월 IC카드 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2008년 말까지 모든 신용카드를 IC카드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IC카드의 보급률은 80%로 높아졌지만 IC카드용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은 11%에 불과해 IC 방식의 결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