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국방장관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
日 방위백서 명기땐 양국 군사관계 악영향 초래
北핵 신고 검증 위한 중요쟁점 대충 넘긴것 문제
“우리의 확고한 영토 수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유사시 독도에 해군과 공군 전력을 신속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 국방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사진) 의원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9월 발간할 방위백서에 또다시 독도를 자국 영토로 명기하면 한일 군사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파문에 맞서 독도에 해병대 등 군 병력이 주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그런 주장도 이해되지만 외교적 파급 효과를 생각해야 한다. 군이든 경찰이든 확고한 영토 수호 의지를 보여줄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평시엔 경찰이 주둔하되 돌발상황 시 독도에 해군 및 공군 전력을 신속히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9월경 발간될 2008년 방위백서에도 독도가 일본 영토로 명기될 경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일본 방위성이 주한 일본 무관을 통해 국방부에 전달할 방위백서 수령을 거부해야 한다. 과거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는 독도 영유권 주장에 강력한 항의와 유감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또 그동안 쌓아온 한일 군사교류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임을 엄중 경고해야 한다.”
―독도의 군사 전략적 중요성은….
“동해는 러시아와 중국, 일본 잠수함 전력들의 각축장이다. 주변국들의 해저 군사 활동을 파악하기 위해선 독도의 역할이 막중하다. 또 태평양 일대의 해상교통로 확보와 유사시 한반도로 증파되는 미군 전력의 완벽한 전개 등을 고려할 때 독도는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국익과도 직결돼 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의 합동조사를 계속 거부 중인데….
“북측이 무고한 인명피해에 사죄는커녕 남측 책임 운운하는 것은 순전히 억지이고 적반하장이다. 북측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향후 모든 남북관계의 파행이 불가피하다. 북측은 즉각 합동조사에 협조하고, 정부도 이를 거듭 요청해야 한다.”
―오랜 야전지휘관의 경험에서 군사경계구역을 침범한 남측 관광객이 정지 요구에 불응해 총을 쐈다는 북측의 주장을 어떻게 보나.
“명백한 관광지역 아닌가. 경계병의 정지 명령을 받은 민간인은 당황해 자리를 피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동해안의 군 경계지역에 민간인이 철조망을 넘어 들어왔다 달아나더라도 섣불리 총을 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납득할 수 없다.”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북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긴급사태 대비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측 관광객의 신변 문제에 대해 정부와 현대아산이 어떤 대책을 세워 놓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만일 그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전에 속히 마련해야 한다.”
―최근 열린 북핵 6자회담에 대해 평가해 달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북한의 핵 신고 내용 검증을 위한 중요 쟁점들을 ‘덮고 넘어간 것’은 문제다. 북한은 경제지원이 미흡하면 또 시한연장을 요구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한미연합전력에 맞서 비대칭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북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