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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보고서 한글본 과장-오역 논란

입력 | 2008-07-21 02:52:00


시위대에 대한 무력사용 → 시위대에 대한 과도한 무력 사용

경찰이 군중 통제하려 노력했다 → 경찰이 군중향해 진격했다

경찰 “전경구타로 골절 여성 실제로는 멀쩡”

“전경 등 464명 다치고 장비파손도 참았는데…”

경찰청은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가 18일 발표한 촛불집회 조사 결과를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과장과 오역이 발견돼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앰네스티가 낸 보도자료의 제목인 ‘시위대에 대한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문장부터 과장됐다고 밝혔다.

‘물리력(무력) 사용’이라는 뜻의 ‘use of force’를 번역하면서 있지도 않은 ‘과도한’이라는 단어를 임의로 추가해 부정적인 뜻을 더 강조했기 때문이다. 또 ‘riot police sought to control surging crowds’라는 문장을 ‘진압경찰이 군중을 향해 진격했다’고 번역했지만 실제론 ‘진압경찰이 밀려드는 시위군중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선 노마 강 무이코 연구원도 오역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police engaged in arbitrary arrests of protesters and onlookers’도 한국지부가 ‘경찰은 시위대와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onlookers)까지 자의적으로 연행했다’고 번역했지만 올바른 번역은 ‘경찰은 시위대와 구경꾼들을 자의적으로 체포했다’로, ‘까지’란 말을 임의로 추가한 것은 경찰 조치가 과도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무이코 조사관이 촛불집회 조사 결과 보고서에 인용한 사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청은 19일 앰네스티가 인권침해 사례로 제시한 △과도한 무력 사용 △자의적인 구금 △시위대에 대한 표적 탄압 △구금 시 의료 조치 미비 등을 반박하고 그 내용을 무이코 조사관 측에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전경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팔이 부러진 것으로 무이코 조사관이 기록한 24세 여성이 실제로는 팔이 부러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무이코 조사관이 지난달 8일 시위를 지켜보다 경찰에게 이유 없이 연행돼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한 31세 남자 만화가에 대해선 ‘당일 서초경찰서로 연행돼 온 시위 연행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무이코 조사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구금자가 잔인하거나, 비인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우나 형벌에 처해졌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청은 “(시위 중에) 선진국에서 유례없는 장기간 도로 점거, 경찰 차량 파손 등이 있었고 중상자 95명을 포함해 경찰 464명이 다치고 경찰버스 170대 등 2161점의 경찰 장비가 부서지거나 빼앗기는 피해를 봤다”며 “이처럼 인내하면서 대처하는 경찰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