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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불러보는 “어머니!”

입력 | 2008-07-21 08:31:00


최정희-이혜경씨 모녀 눈물의 상봉…본지 광고 보고 극적 재회

수십 년 간 헤어져 지낸 딸과 어머니가 스포츠동아로 인해 다시 만났다.

주인공은 딸 이혜경(50) 씨와 어머니 최정희(74) 씨.

두 사람은 20일 서울 구기동 재단법인 세계총령무술진흥회 부설 대한민국국력원에서 37년 만에 재회해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사연은 이렇다. 이혜경 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의 별거로 인해 아버지와 살게 되지만 아버지의 재혼으로 고모 집으로 가게 된다. 어머니의 사랑이 그립던 어린 소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어머니를 만난 뒤 외할머니 집에서 꿈에 그리던 어머니와의 행복한 생활을 3년 간 이어간다.

하지만 행복은 잠시 뿐이었다. 최정희 씨가 뫄한뭐루 무술의 창시자이자 세계총령무술진흥회 하정효 총령을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 씨는 하 총령의 뜻을 받들어 뫄한뭐루 운동을 돕기 시작했고,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판단해 이 씨를 다시 아버지 집으로 보낸 것.

이후 이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행사에서 일하면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가정도 꾸렸지만 어머니와는 연락이 닿질 않았다. 너무나도 보고 싶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길 없는 어머니. 그렇게 37년이 속절 없이 지나갔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은 스포츠동아 3월 25일자에 게재된 한편의 광고로 인해 다시 연결의 끈을 잡았다. 세계총령무술진흥회에서 낸 뫄한뭐루 광고에서 옛날 자신과 어머니에게 잘 대해줬던 하정효 총령의 이름을 발견한 이 씨는 즉시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며칠 뒤 하 총령과 만나 어머니가 뫄한뭐루 본부장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남은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독신으로 알려진 최 씨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총령무술진흥회 회원들에게 공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결국 이 씨는 4월 20일 대한민국국력원에 입학해 때를 기다렸고, 마침내 졸업식인 20일 졸업생 수기를 통해 이를 공개하며 어머니와 극적인 상봉을 했다.

최 씨는 “스포츠동아에 너무 고맙다. 광고를 낸 총령님께도 감사드린다. 딸이 잘 커줘서 너무 고맙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이 씨는 “어머니가 생각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이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