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대통령과 김윤옥여사가 왕궁 현관에 마중나온 아키히토 일왕부부의 영접을 받고있다. 이종승 기자
신동아 8월호 보도, 한 청와대 출입기자의 ‘MB 감상’
한 중앙언론사 청와대 출입기자는 21일 발간된 월간 8월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을 지나치게 배려한다. ‘일왕에게 고개 숙인 대통령 사진’을 국내에 전송할 때 정말 짜증이 났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에 전해온 ‘MB정권 감상기’에서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순방 때 기자단은 도쿄 시내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묵었다. 이 호텔의 구관은 아홉 살에 일본에 볼모로 끌려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살던 집을 개조한 것으로, 호텔 이름이‘프린스가 된 것은 이런 이유였다. 이 대통령과 아키히토 일왕의 면담을 취재한 풀(pool) 기자들이 사진과 영상을 들고 왔다. 영친왕의 한(恨)이 서린 곳에서 일왕에게 고개를 푹 숙인 대통령 사진을 국내로 전송할 때 정말 짜증이 났다. 함께 모여 사진을 봤을 때 기자들 대부분은 ‘대통령의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이례적으로 일왕에게 ‘천황’이라고 호칭했다고 한다.
이 기자는 “사실 이명박 정부는 일본을 지나치게 배려한다는 인상을 줬다”면서 이전 한국 대통령과 달리 중국 보다 일본과 정상회담을 먼저 해 중국 정부의 보복성 발언(한미동맹은 냉전의 유물)을 초래한 점, 일본 측 태도가 확실치 않음에도 과거 보다 미래를 강조하는 ‘신(新)한일시대’를 성급히 선언한 점, 주일 한국대사관이 홈페이지의 역사교과서 독도 동해 표기가 적힌 본문을 삭제했다가 비판이 일자 복원한 점 등을 지적했다.
지난 9일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예정(1시간) 보다 20분 일찍 끝내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기자단이 머물던 삿포로로 달려와 해명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정상회담은 의전이 생명이다. 약속한 시간을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미관계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확대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촛불 시위와 관련, 이 기자는 “방일 당시 이 대통령은 수행기자단과의 조찬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맘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된다’고 말했다”면서 “‘되고’ 송으로 풍자된 이 발언이 촛불시위의 도화선이 됐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기자는 “MB의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쪽은 요직에 앉아 있는 공신들이 아니라 언론이었지만, ‘MB팬’이던 기자 상당수는 지금은 심정적으로 이 정권에 등을 돌렸다”고 했다.
이 밖에 이 기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보도하지 못한 ‘이명박 청와대’의 숨은 내막과 소회에 대해 상세히 밝혀왔다. 자세한 내용은 시중에 배포된 8월호 참조.
허만섭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