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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공급가 그대로인데 생필품 가격 무섭게 오른다

입력 | 2008-07-22 03:04:00


■ ‘기대 인플레이션’ 악순환 우려

부침가루 25% - 참기름 17%

용역-서비스 영역까지 확대

생산자가 공급한 가격은 오르지 않거나 내렸는데도 일부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시작된 물가오름세 분위기를 타고 원가요인이 없는 품목까지 덩달아 오르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6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부침가루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25.5%, 참기름은 17.7%, 혼합조미료는 7.5%씩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이들 품목의 생산자물가는 변동이 없었다.

일부 품목은 생산자물가가 내렸는데도 소비자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셔츠는 올해 들어 생산자물가가 6.5%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냉장고 김치 운동복 등의 생산자 물가도 같은 기간 하락했지만 소비자 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조사 주체가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인플레 기대심리’가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 상승률 격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비자물가는 통계청이, 생산자물가는 한은이 매달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윤재훈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유통 단계에서 붙는 마진과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데 걸리는 시차 등이 상승률 차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품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문용역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임금상승 압력을 높여 기업의 비용 상승과 물가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6월 건축설계, 감리료 등 건설 관련 서비스의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0% 올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변리사 요금은 지난해까지 3년간 오르지 않았지만 올해 6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 올랐다. 공인회계사 요금도 5.3%, 부동산 감정료도 8.3%, 건물청소비도 6.6% 각각 상승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