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원 없이’ 망가져주고 몸 개그도 서슴지 않는, 개그맨보다 더 웃긴 가수와 연기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KBS 2TV ‘1박2일’의 이승기와 은지원이 각각 ‘허당’과 ‘은초딩’이란 애칭으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SBS ‘패밀리가 떴다’의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진행자, 개그맨 등이 아닌 연기자들이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자, “뜨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라”는 말이 방송가에 돌고 있다. 실제로 과거와 달리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을 희망하는 연기자들도 늘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다고 다 뜨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의 화제를 불러올 만큼 인기를 끄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소리 소문 없이 하차하는 연예인도 있다.
○ 이천희·박예진 “패밀리와 함께 떴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추고 프로그램보다 더 주목을 받는 연기자들이 있다. 바로 이천희와 박예진이다. 두 사람은 SBS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의 첫 방송에서 시청자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에서 평소 지적인 이미지로 익숙했던 박예진은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야생녀’ 캐릭터로 인기를 받았고, 이천희는 김수로에게 구박받는 ‘천데렐라’라는 코믹이미지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 하지만 5년차 배우 이천희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한 1개월 동안 확실히 이름을 알렸고, 박예진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캐릭터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 예능 프로, 함부로 나서면 본전도 못 찾아
하지만 이와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쓴맛을 본 연예인도 존재한다.
요즘 인기 높은 신인 가수 김종욱은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신인가수 김종욱이 전격 투입됐지만,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등 입담 걸쭉한 선배들 사이에서 고전(?)하다 방송 3회 만에 하차했다.
MBC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과 KBS 2TV 파일럿 드라마 ‘정글피쉬’에서 호평받은 신인 탤런트 김수현도 2TV ‘해피선데이- 이 맛에 산다’에 고정 출연자로 나섰지만 역시 한달 만에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요즘 드라마에서 주목받는 김지훈이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냈다.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에서 기존 탁재훈-신정환 체제에 새로 가수 이재훈과 연기자 김지훈이 가세한 것.
다양한 버라이어티쇼 경험을 갖고 있는 이지훈과 달리 김지훈은 예능 프로그램 경험이 거의 없는 초짜. 신정환 탁재훈 이지훈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진 다른 출연자들 사이에서 그가 과연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방송 관계자들은 적지 않이 우려를 하고 있다.
자칫하면 드라마에서 힘들게 쌓은 이미지마져 망가질 수 있기 때문. “나오면 뜬다고 해서 아무나 나설 수 있는 게 예능 프로가 아니다”라는 어느 제작진의 말이 새삼 와닿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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