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82곳 평균추징액 일반 법인의 27배
노무현 정부 5년간 공공기관이 탈세로 인해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당한 세금이 1조1000억여 원에 달해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23일 국세청 자료와 정부가 관리하는 30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03∼2007년 실시한 세무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중 27%에 해당하는 82개 기관이 한 차례 이상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들 기관에서 추징된 세금은 1조1003억 원으로 기관별 평균 추징액은 134억 원이다.
이는 2002∼2006년 일반 법인사업자 중 세무조사를 받은 2만7433곳의 평균 세금 추징액 4억9000만 원(전체 추징금은 13조6620억 원)의 27배가 넘는다. 기관별 추징액은 한국자산관리공사 3935억 원, 한국토지공사 2855억 원, 한국전력공사 1574억 원 순이었다.
다양한 탈세 수법 중 특히 자회사에 대한 부당 지원이 가장 많았다.
대한주택공사는 자회사에 대해 평균 낙찰가보다 높은 가격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규정 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줘 각각 35억 원과 29억 원을 추징당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자회사에 대한 용역대금을 과다 지급하거나 적정 임대료를 받지 않아 43억 원을 추징당했고 한국가스공사는 자회사에 공사비를 과다 집행하고 사원 아파트를 무상으로 대여하다가 적발돼 25억 원을 추징당했다.
또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거나(한전) 주택자금을 빌려줄 때 규정보다 낮은 이자를 물린 경우(코스콤)도 있었다. 가스공사는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해 부당 공제받은 사실이 발각돼 2억 원을 추징당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