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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D-15]“가족의 이름으로” 동반출전 선수단

입력 | 2008-07-24 02:49:00


형제 힘모아… 부부 손잡고… 함께 따요 ‘가문의 메달’

○레슬링 김인섭 코치-김정섭 선수 형제

형이 못딴 올림픽 金, 아우가 한풀이 도전

○유도 최선호 선수-이복희 트레이너 부부

“앞으로 태어날 2세에게 메달 자랑해야죠”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꿈이다.

메달은 따지 못해도 올림피안(Olympian)이 됐다는 것만으로 가문의 영광이다. 그런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가족도 있다. 선수로 뛰는 이도 있고 지도자로 나선 이도 있다. 멀리서 지켜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가슴 졸이겠지만 영광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그들은 ‘행운의 가족’이다.

2006년 12월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경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84kg 결승. 김정섭(33)이 요르단 선수를 2-0으로 누르고 세 번의 도전 끝에 금메달을 땄다. 그는 “그동안 행님한테 계속 치였는데 오늘은 제가 주인공입니더”라며 춤을 췄다. 옆에 있던 형 김인섭(35) 코치는 “정섭이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내가 못했던 금메달을 따줬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다.

바라던 기회는 왔다. 동생은 84kg급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형은 여전히 대표팀 코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형은 2004년 시드니 올림픽 준결승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해 결승에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 최고참인 김정섭은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나이 때문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쉽지는 않겠지만 가문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하는 것이 형제의 소망이다.

체조 남자 대표팀 이주형(35) 감독과 이장형(34) 코치도 형제다. 형은 1999년 톈진 세계선수권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동생은 2000년 시드니에 갔던 올림피안이다. 한국 체조는 아직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없다. 두 지도자는 지난해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대은의 평행봉 금메달을 이뤄냈다.

남자 핸드볼 윤경신(35)-경민(29) 형제는 나란히 선수로 뛴다. 형은 네 번째, 동생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함께 뛰는 부부도 있다. 남자 핸드볼 강일구(32)와 여자 핸드볼 오영란(36)은 각각 대표팀 수문장이다. 둘은 2000년 시드니 대회에도 함께 출전했다. 당시는 연인 사이였고 2002년 결혼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는 남편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남자 유도 90kg급 최선호(31)는 여자유도대표팀 트레이너 이복희(30) 씨와 베이징에 간다. 최선호는 2000년, 이복희 씨는 2004년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이 유도 커플은 앞으로 태어날 2세에게 올림픽 메달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