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역 열차 안에서 서로 낯설게 만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마음을 연 대화를 나눈다.
영화 ‘비포선라이즈’의 주인공은 바로 ‘기차’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서로 다툰 채 서먹서먹했던 봉태규와 정유미는 춘천행 기차 안에서 찐 달걀을 먹다가 다시 웃는다. 영화 ‘가족의 탄생’ 연인은 열차여행으로 사랑을 재확인한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 기차는 그 자체로 로맨틱한 여행지이다. 영화 속 얘기만이 아니다. 현실로 가능하다.기차 안에서 와인도 마시고, 밤바다도 보고, 신선하게 놀 수 있는 열차 상품이 나왔다.
휴가 비용을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열차 여행지를 KTX 승무원들이 알려준다.10일부터 15일까지 코레일투어서비스는 남녀 KTX 승무원 200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에 떠나기 좋은 기차여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차역을 누구보다 자주 들르는 KTX 승무원들이 뽑은 베스트 10은 어디일까?
교통비용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특별한 노선이 7,8월에 가득하다. SD 독자들에게 KTX 승무원들이 선정한 10대 열차 여행을 소개한다.
1. 서해바다로 - 카페열차 타고 GO! 30% 할인 행운도
8월 15일까지 ‘서해사랑 티켓’, ‘바다로 티켓’, ‘대천 밤바다 카페열차’등이 30% 할인된다. 서해사랑 티켓, 바다로 티켓은 일반 예약 할인은 안 된다. 꼭 코레일 홈페이지 할인상품 코너의 특별할인티켓으로 구입해야한다.
‘대천 밤바다 카페열차’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 운행된다. 익산역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해 대천역을 거쳐 대천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는 당일 코스 열차다.
2. 별밤 열차 - 청춘남녀 단체미팅…추억 콘서트도
9월 15일까지 ‘별밤열차’가 운행된다. 새마을호 열차를 관광 전용으로 개조했다. 금, 토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40분 동안 달린다. 부산역을 출발해, 해운대와 송정, 울산 남창역까지 왕복 운행된다. 승객들에게 와인과 샌드위치가 제공되고, 청춘남녀의 단체 미팅, 추억의 콘서트, 사진 콘테스트가 열린다.
3. 바다 열차 - 전 좌석 넓은 차장…바다가 한눈에
7월로 운행 1주년을 맞는 바다열차는 개통 이래 12만 명 넘게 이용하는 인기 열차다. 전 좌석에 넓은 차장이 있어 한눈에 바다를 볼 수 있다.
강원도 강릉, 동해, 삼척 구간을 1시간 20분 동안 즐길 수 있다. 바다열차 티켓을 소지하면, 강원지역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20∼50% 할인 받을 수 있다.
4. 경주 여행 - 동대구역 환승 당일치기 여행 OK!’
KTX 동대구역에서 환승해 경주역에 가면 당일치기로 경주 여행이 가능하다. 안압지와 보문단지에서는 국악· 퓨전판소리· 세계음악· 마당놀이 등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경주에서는 세계문화엑스포 상징인 경주타워에 꼭 들러 보문단지를 조망하고, 자전거 하이킹을 해보자. 경주역 앞에서 10번, 11번 버스를 타면 유적지로 쉽게 이동한다. 10번은 분황사, 엑스포장, 박물관을 들르고, 11번은 불국사에서 보문으로 순회한다.
5. 정선 기차 - 레일바이크 추억…근사한 기차 펜션도
정선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까지 가면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열차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도록 MTB레포츠열차를 운행해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선보인 구절리역 기차펜션도 정선의 자랑거리다. 객실은 총 9개로 온돌방과 침대방이 있고, 인터넷과 TV, 정수기, 욕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레일바이크와 기차펜션은 반드시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http://www.korailtours.com)
6. 여수촬영지 여행 - ‘가문의 영광’속으로 떠나 볼까?
여수는 정준호, 김정은 주연의 ‘가문의 영광’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속편까지 제작됐던 명절맞이 가족영화 ‘가문의 영광’은 대부분 여수가 배경이다. 맨발로 걷기 좋은 방죽포해수욕장과 일출로 유명한 향일암, 오동도의 등대 등 볼거리가 많다. 국내 범선 ‘코리아나호’와 기차를 연계한 상품도 있다. 무박 2일부터 2박 3일까지 크루즈호를 타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기에 좋다.
7. 영동 와인에 풍덩 - 와인, 마시고 만들고 족욕까지 “와우!”
영동의 테마열차인 와인열차는 서울역에서 매주 화요일, 토요일 오전 9시 출발해 오후 8시 경 서울로 돌아온다. 와인 무료 시음, 와인교실, 레크리에이션 등을 열차 안에서 즐긴다. 영동에 도착하면 와인 제조과정 견학, 와인 만들기 체험, 와인족욕, 소나무 숲 산책, 난계 국악박물관 관람과 국악기 연주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8. 젊음의 경춘선 - 재즈패스티벌·캠핑대회 “즐거움이 넘실”
경춘선의 강촌이나 가평, 대성리는 제1의 모꼬지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각종 축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가평역에서 10분 거리인 자라섬은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25일부터 8월 4일까지 ‘가평 세계캠핑대회’가 열린다. 캠핑카, 모빌홈, 오토캠핑 등 원하는 방식으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최근 그래피티 단장으로 예술역으로 변모한 강촌역도 둘러보자.
9. 다이내믹 목포로 - 요트·철인 경기 등 해양스포츠의 천국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목포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이 24일부터 열린다. 요트, 핀수영, 비치발리볼, 카누, 철인3종 경기 등 5대 정식 종목과 바다수영, 드래곤보트, 고무보트, 수상오토바이 등 갖가지 수상레포츠 경기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8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목포해양축제에서 해군함정, 해양경찰함정 등 일반인들을 위한 항해 체험이 준비돼 있다.
10. 수목이 아름다운 진주 - 기세등등 청도 소싸움도 흥미진진
진주역에 내리면 꼭 경상남도 수목원에 들러 산책을 즐겨보자. 토피어리 정원과 허브정원, 물 속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고, 식물 1700여종, 10만여 본이 자라고 있다. 진주는 청도처럼 소싸움으로도 유명하다. 매주 토요일 진양호 소싸움 경기장에는 기세등등한 전국의 싸움소가 모인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