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중간광고 허용도 검토”… 미디어업계 파장 예상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드라마 산업 진흥을 명분으로 지상파 방송 광고 시간 확대와 중간광고 허용 등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지상파 봐주기’ 논란을 빚고 있다.
문화부는 24일 ‘방송영상산업 진흥 5개년 계획’에서 드라마 제작비 급증에 따른 지원책으로 △KBS MBC 등 지상파 방송광고 총량을 현행 총방송시간의 10%에서 15%로 올리고 △지상파 방송의 광고요금 단가를 10∼20% 인상하며 △공익적 단막극 및 특집 드라마에 한해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문화부는 프로그램 협찬 인정 범위 확대, 드라마 간접광고(PPL) 허용 등 광고제도의 획기적 규제 완화 방안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드라마 제작 단가의 급등으로 제작 환경이 열악해져 드라마 품질과 외주제작 시스템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방송 광고 단가의 변화 등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송광고 총량 확대와 광고 단가 인상, 중간광고 및 간접광고 허용 등은 지상파가 수년 전부터 요구해 온 ‘숙원’으로, 문화부가 드라마나 영상산업진흥을 명분으로 지상파 봐주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방송 광고 시간의 확대나 광고료의 인상 등은 미디어 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사안이어서 드라마 진흥이라는 명분이 군색하다는 지적이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제작사협회 등 관련업계 의견을 취합한 결과 드라마 진흥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개선안을 제안한 것”이라며 “논란이 있었던 사안인 만큼 방통위와 협의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광고 현안 등에 대해 문화부와 구체적 협의는 한 적이 없다”며 “방송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를 문화부가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공영방송을 비롯해 지상파가 상업화에 물든 상황에서 광고 수입 증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방송에 더 많은 특혜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상파의 경영 합리화나 방송 구조의 개편 등을 전제하지 않는 광고 정책은 시청자의 불편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