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날개 자리를 놓고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올림픽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24일 오후 파주 NFC에서 열린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 백지훈(23·수원·사진)을 왼쪽 윙으로 기용했다. 주전 김승용(23·광주), 백업 조영철(19·요코하마)이 유력했던 이 포지션에 박 감독이 의외의 카드를 빼든 이유는 무엇일까.
박 감독이 강조해온 베스트 11 선결 조건은‘전술 이해도’,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 ‘포지션 이동’ 등 3가지. 이 중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멀티 능력’이다. 올림픽 본선 필드 플레이어 최종 엔트리가 16명에 불과, 포지션별로 2배수를 뽑을 수가 없기에 주전 요원이 부상을 당했을 경우를 대비한 복안이다. 김동진(26·제니트), 김정우(26·성남), 김근환(22·경희대) 등은 모두 멀티 능력을 인정받아 최종 엔트리에 든 케이스.
백지훈은 박 감독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이끌던 2005년, 왼쪽 미드필더로 좋은 활약을 보인 적이 있기에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이 가능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백지훈은 K리그에 데뷔한 후 줄곧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 왼쪽 자리가 익숙하지 않을 법도 하지만 일단 이날은 45분 간 합격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왼쪽 윙백 김동진과 2대1 패스로 여러 차례 상대 측면을 허물었고,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중앙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또한 후반 28분 왼발 땅볼슛으로 골을 기록,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백지훈은 체력이 좋고 패싱력이 뛰어나다. 앞으로 부분 전술에서 백지훈을 왼쪽 측면에 세울 생각이다. 왼쪽 날개는 김승용과 백지훈 중 컨디션 좋은 선수가 선발로 나설 것이다”며 이날 기용이 단순한 실험이 아님을 강조했다.
백지훈 역시“감독님께서 아직 베스트 11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항상 강조하신다. 어느 포지션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