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문사회]기름이 없다면? 마차 타고 다녀!

입력 | 2008-07-26 03:03:00


◇ (거의) 석유 없는 삶/제롬 보날디 지음·성일권 옮김/200쪽·1만 원·고즈윈

‘언제까지 석유를 쓸 수 있을까.’

석유 등 자원 고갈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질문의 시각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언제쯤 석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석유 없는 삶의 모습은 어떨까.’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오랫동안 경제학자 과학자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자료를 바탕으로 2016년에는 국제 석유 가격이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초고유가 시대라는 현재 국제 석유 가격(120달러 이상)의 세 배가 넘는 것.

저자는 석유 값이 너무 비싸 석유를 거의 쓰지 않기 시작한 2016년 5월 5일을 상상한다. 그날 이후 인류의 삶은 어떨까. 퇴보할까. 저자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그 속에서 건강한 가치를 찾는다.

자동차 수가 급격히 줄어 말과 수레, 마차가 물품과 사람을 실어 나른다. 자동차로 주말 드라이브하기는 글렀다. 그 대신 사람들은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가까운 지역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깨닫는다.

논밭에는 소가 다시 등장한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게 된 덕분에 식탁에는 유기농작물이 오른다.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자동차를 몰고 가는 대신 동네 구멍가게의 장점을 다시 발견한다.

가게에선 자전거와 수레, 지게를 이용해 배달해준다. 이 덕분에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는데 배달꾼도 그중 하나다. 2016년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직업 목록 정의에 따르면 “손으로 다루기 쉬운 수레 같은 운송수단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하는 일을 맡으며 주로 짐마차꾼과 함께 일한다”. 물물교환과 품앗이가 부활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재활용품 수집에 나선다.

석유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산유국의 석유 생산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이 21세기의 엄연한 현실이다. 저자의 상상은 공상의 차원을 넘어 석유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