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계열사인 대한통운을 통해 본격적으로 해운사업 확장에 나섰다.
금호그룹은 최근 대한통운 내에 ‘해운팀’을 신설해 해운사업 육성에 착수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해운사업을 그룹의 신(新)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금호그룹의 의지가 대한통운 인수를 계기로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통운의 해운팀은 기존 ‘해운항만팀’에서 항만팀과 별도로 분리돼 나온 전문화된 조직으로 대한통운이 소유한 화물선, 예인선, 바지선 등 선박 6척의 운용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해운업과 항만업을 통합 운영하다가 해운사업을 전문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분리했다”며 “최근 시황이 좋은 해운사업을 키우되 당장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기보다 우리 회사가 강점이 있는 분야부터 키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호황이 지속되고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형 화물 운송을 맡을 예정이다. 해양 플랜트 등 대형 화물 운송을 위해 선박도 대형화할 방침이다. 카페리 사업은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호그룹은 인수한 사업의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종합물류기업으로 내실을 기하기 위해 해운업 투자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4월 창립 6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항공과 육상 물류에 이어 앞으로 해운업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그룹은 2004년 해운업체인 범양상선 인수에 나섰으나 STX그룹에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박 회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범양상선의 인수는 실패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운 쪽을 더 키우는 방안을 연구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금호그룹이 장기적으로 별도의 해운회사를 설립해 한진그룹처럼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의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기업 물류계열사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글로비스도 올해 초 기존 육상운송 사업을 넓혀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물류기업들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복합 물류’ 개념을 도입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