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무역협회 회장 “경제 약진-후퇴 갈림길”
이희범(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6일 “한국은 세계 13위권의 경제 규모를 이뤘는데도 글로벌 마인드가 없는 ‘우물 안 고래’ 같은 사고(思考) 때문에 경제의 앞날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무협과 한국능률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 폐회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지금 핀란드와 아랍에미리트처럼 약진하는 중소국이 되느냐, 아르헨티나처럼 성장지체국이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안타깝게도 불법 시위와 파업, 성장보다는 분배를 우선하는 풍조가 성장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통상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향적이면서 대외적으로는 배타적인 ‘우물 안 고래’ 같은 의식을 떨쳐내야 하며 글로벌 정신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 유망시장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확대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미흡해 글로벌 추세에서 뒤떨어지고 수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2004년 이후 외국인 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진출 기업들도 추가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며 “법치주의 미흡, 경직된 노동시장, 과도한 정부 규제 등이 작용한 결과이며 배타적인 의식구조도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