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해도 월급 주고 유흥비 대주고
증권예탁결제원이 휴직한 직원에게도 월급은 물론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까지 지급하고 사내 기념식과 워크숍 참석자에게 40만∼50만 원의 의류상품권을 지급하다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예탁결제원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휴직한 직원 8명 등 총 11명의 휴직자에게 직책수당과 업무수당,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5억3200만 원을 지급했다. 직원보수규정에는 본인 부담으로 석·박사 과정이나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휴직해도 월급과 각종 수당, 복리후생비를 지급토록 돼 있었다.
직원 A 씨 등 5명은 2005∼2007년 17차례에 걸쳐 당시 재정경제부 공무원들에게 법인카드를 주거나 대신 결제해주는 방법으로 3475만 원의 향응을 제공했다. 또 35회에 걸쳐 개인유흥비로 3844만 원, 임직원들과 136차례 골프 친 비용으로 7507만 원을 결제했다.
과다한 기념품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2006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행사인 ‘비전 2015 선포식’을 하면서 전체 임직원에게 기념품으로 2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했고 임원·부서장 경영전략 워크숍에선 1인당 40만∼50만 원의 의류상품권을 제공했다.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증권예탁결제원은 대학생 자녀 학자금과 초중학생 자녀 학원비 명목으로 10억8000만 원을 무상으로 지급했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의 지원방식을 대여 형식으로 바꾸라는 권고는 1998년과 200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피복비는 1998년 감사원에 적발돼 당해 연도에 중단했다가 2006년 증권예탁결제원이 정부 산하기관에서 제외되자 바로 그해 다시 지급했다. 근무복 착용과 상관없이 전체 임직원에게 1인당 최대 60만 원의 피복비를 줬다.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 지침에는 2005∼2007년 매년 인건비 인상률 가이드라인이 2%였지만 각종 편법으로 2006년과 2007년 총인건비를 전년보다 각각 5.5%와 7.9% 올렸다. 신규 직원 채용 축소 등으로 남는 인건비를 각종 수당으로 나눠 지급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경로효친비’ 등을 지급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이런 결과로 2007년도 정규직원 1인당 평균임금은 1억163만 원이나 됐다. 공공기관 경영개선실태 감사 대상 8개 금융공공기관 중 가장 높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