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41개 걸린 물위의 레포츠
한국, 10명 출전… 조정서 준결승 진출 노려
“여기는 중국 칭다오입니다.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 땅을 밟은 요트 선수단. 8일 산둥 성 칭다오 시에 들어온 선수단은 보름 넘게 칭다오 앞바다의 낯선 조류와 바람에 적응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간 국내 요트 관계자들의 걱정도 많았다. 이달 중순 현지에 전염병이 돈다는 소문과 함께 녹조가 바다에 가득하다는 얘기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전염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고 녹조도 제거 작업을 꾸준히 해서 훈련에 지장은 없습니다.”
중국은 녹조가 심해지자 군인 5만 명을 투입하고 선박 2000대를 띄워 대규모 제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아직 세계 요트계에서는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 미스트랄급의 주순안이 13위를 한 게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요트 대표팀은 기대주인 남자 레이저급의 하지민(한국해양대)에게 역대 최고인 5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요트 대표팀이 오자 칭다오 한국영사관과 현지 동포들은 환영모임을 열었고 현지 한국인 한의사가 의료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조정은 ‘물 위의 마라톤’으로 비교된다. 강이나 호수에서 2km를 쉴 새 없이 노를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한 뒤 올림픽 무대에 꾸준히 섰지만 아직 결승 라운드에 오른 적이 없다.
김성욱 대한조정협회 국제담당 과장은 “대표팀이 강원 화천에서 마무리 훈련에 만전을 기했다. 조정은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고 대진운도 필요하기 때문에 여건이 받쳐주면 준결승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누(카약)에서는 이순자(전북체육회)가 홀로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때부터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은 기존에는 ‘와일드카드’로만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아시아지역 예선을 거쳐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한 ‘1호 선수’가 된 이순자는 본선에서도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노 저을때 정면보면 카누… 등을 지면 조정▼
올림픽에서 배를 타고 하는 경기는 요트, 조정, 카누 등 3종목이다.
카누 16개, 조정 14개, 요트 11개 등 모두 4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이들 종목에서 아직 메달을 딴 적이 없다.
요트는 노 없이 돛을 이용해 바람과 조류의 힘으로만 나아간다. 배와 돛의 크기, 인원 등으로 종목이 세분되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핀급, 레이저급 등 11개 종목이 치러진다. 남자부에서 윤철 김형태(이상 470급), 이태훈(RSX급) 하지민(레이저급)이 참가한다.
카누와 조정은 선수의 ‘시선 방향’에 차이가 있다. 진행 방향의 정면을 바라보고 노를 젓는 게 카누고 등을 지고 젓는 게 조정이다.
카누는 외날 노를 사용하지만 카누경기의 일종인 카약은 양날 노를 사용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 이번 베이징에서는 이순자가 ‘카약 1인승 500m(K-1 500)’에 홀로 출전한다.
조정은 노 하나로 젓는 종목(에이트, 무타포어, 무타페어)과 노 2개를 양손에 잡고 젓는 종목(더블스컬, 싱글스컬)으로 나뉜다. 한국은 2인용 더블스컬에서 김홍균 장강은(남자부), 고영은 지유진(여자부)이, 1인용 싱글스컬에서 신영은이 준결승 진출을 노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