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4개 읍면동 단위 서비스
“교통 등 산업활용 늘어날 것”
“서울 경기지역 오전 한때 비” →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오전 6∼9시 비올 확률 60%. 예상 강수량은 5mm. 바람은 오후 3∼6시경에 가장 세게 불어 동쪽으로 초속 4m, 습도는….”
두루뭉술하던 일기예보가 한층 자세해진다. 지금까지는 시군 단위로, 하루 단위로만 날씨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동네별로, 원하는 시간대의 예보를 볼 수 있게 됐다. 기상청은 10월부터 ‘동네예보제’를 본격 시행한다.
○ 어떻게 달라지나
동네예보는 일단 공간과 시간을 현재보다 훨씬 잘게 쪼갠다. 현재는 2, 3개 시군 정도의 면적이 하나의 예보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의 예보 구역은 63개에 불과하다. 예보 서비스도 시군 단위로만 제공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반도를 5×5km 규모로 잘게 쪼개 예보 자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육지 영역만 4438개 구역으로 나눴다. 이용자들이 보기 편하도록 3584개 읍면동 단위로 예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간별 날씨도 알 수 있게 됐다.
3시간 간격으로 기온, 강수확률, 바람의 세기 및 방향, 습도 등에 대한 예보를 볼 수 있다.
지금은 하루 단위로 날씨를 예보하고 강수 확률만 오전과 오후를 나누는 정도다.
제공하는 예보의 양도 크게 늘어난다.
지금은 날씨, 풍향, 풍속, 최고 최저기온, 강수확률, 파고 등 7가지에 불과하지만 10월부터는 습도, 기온, 강수형태, 12시간 강수량, 12시간 적설량 등 정보가 추가된다.
6시간 주기로 업데이트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3시간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바뀐다.
현재도 동네예보 홈페이지(www.digital.go.kr)에서 시범서비스로 제공하는 우리 동네의 시간대별 예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지금도 빗나가는데 동네예보는 믿을 수 있을까
기상청은 2003년부터 동네예보 시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고 2005년 10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6년부터는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예보관들이 기존의 예보와 동네예보를 병행하면서 숙련도를 높였고 2년 이상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기상청 수치자료응용팀 이정환 사무관은 “그동안 병행 운용한 결과를 보면 강수 유무와 최고 최저기온의 정확도 측면에서 동네예보가 기존의 예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시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네예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날씨 정보의 활용도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지역별, 시간별 단위가 커 예보를 산업에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상세한 정보가 제공되면 교통정보, 내비게이션 등 지리정보와 관련된 산업에서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예보에 이용되는 자료는 크게 늘었지만 예보는 20년 전과 비슷한 형태로 제공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동네예보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상세한 예보를 원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