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에 창단된 신생 연주단체 서울신포니아솔리스티의 정기연주회를 다녀왔다.
40여 명 가량의 단원으로 구성된 소편성 오케스트라인데, 프로필을 보니 ‘앙상블 위주의 음악을 지향하면서 솔리스트적 기질을 강조함. 음악을 통한 사회봉사와 자선공연으로 문화 소외계층을 초대하고, 찾아가서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 나눔을 실천하고 있음’이라 되어 있다.
좋은 뜻을 갖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니 일단 호감도에서 10점 추가.
레퍼토리는 월록의 ‘카프리오 모음곡’, 비발디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포레의 ‘돌리 모음곡’,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으로 잡았다.
전체적으로 소리는 덜 다듬어진 느낌이 든다. 물론 만들어진 지 채 1년도 안 된 신생 관현악단에게 ‘푹 익은’ 음을 요구하는 것은 듣는 이로서도 염치가 없는 일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악단에게 바랄 것은 단원들의 열정과 집중력, 자신감의 미덕이요, 이를 밑그림으로 이들이 가질 미래의 초상을 슬쩍 스케치해보는 것이 최고의 재미이다.
세기의 불 조절 미숙과 음색의 한계로 어쩐지 ‘군복 입은 모차르트’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비발디는 ‘오호?’하고 눈썹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악단의 첼로 수석인 서미선은 느리디 느린 2악장에서 오랜만에 가슴을 흔드는 비브라토를 들려주었다. 듣고 있자니 ‘보고 싶은 얼굴’들이 차례로 눈앞을 지나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서울신포니아솔리스티의 다음 연주회는 올 연말에 잡혀있다. 한 발짝 성큼 나아간 이들의 음악을, 이 자리에서 다시 듣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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