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내전의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가 30일 국제유고전범재판소로 전격 이송됐다. 이날 오전 3시 45분경 차를 타고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의 수감 시설을 떠나 비행장으로 향하는 카라지치(①). 카라지치를 태운 항공기가 해 뜨기 전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모습(②). 이 공항에 대기하던 2대의 헬리콥터 중 한 대에 복면한 특수부대원이 타고 있다(③). 카라지치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헬기가 헤이그의 유엔구치소에 착륙하고 있다(④). 베오그라드·로테르담·헤이그=로이터 EPA 연합뉴스
보스니아 내전 전범인 라도반 카라지치(63·사진)가 30일 베오그라드를 떠나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 이송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카라지치가 30일 오전 수감시설을 떠나 비밀경찰 호송을 받고 공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도 이날 카라지치가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헬기에 옮겨져 헤이그 스헤버닝언에 위치한 유엔구치소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그는 21일 체포될 당시는 흰색 갈기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헤이그로 이송될 때는 염색한 검은 머리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카라지치는 앞으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로 있던 1992∼96년 15개 항목의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을 예정. 첫 공판은 31일 오후 4시에 열린다.
특히 1995년 7월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마을에서 이슬람교도 8000여 명을 학살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가장 잔혹한 만행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1만5000여 명의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은 29일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카라지치의 ICTY 이송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