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생 인터넷 이용실태
게임·포털 곳곳서 ‘활약’
불법행위 개념 부족해
저작권 위반사례 잦아
요즘 초등학생들은 온라인 게임부터 포털 게시판까지 어른들과 다를 바 없이 인터넷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선 “초딩이 방학하면 인터넷 댓글도 거칠어진다”는 속설이 나돌 정도다.
인터넷 이용은 성인 수준이지만 성인과 달리 가상세계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문제를 빚기도 한다. 최근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온라인 채팅에서 만난 30대 남성을 따라 가출한 사건도 벌어졌다.
온라인에서 찾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포털 사이트인 다음의 미용 관련 카페 등에는 ‘예뻐지는 법’ ‘살 빼는 법’을 알려달라는 초등학생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약품을 복용하라는 답변이 상당수 달려 있었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광우병 괴담(怪談)’ 등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어린이용 인터넷 포털이나 어린이 청와대 사이트가 집중적인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온라인 불법행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의도하지 않은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한 초등학생은 어린이용 포털인 쥬니버에 “카페에서 ‘저작권 위반 고소, 벌금이 100만 원’이라는 쪽지가 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고민하는 글을 올렸다. 심지어 최근에는 직접 변태·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는 초등학생들도 등장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성균관대 최훈석 심리학과 교수는 “나이가 어린 초등학생들은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의 분위기에 휩쓸려 (인터넷상 범죄행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