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외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지속적이고 빠른 성장 유지하겠다”
“취재 보도 편의 제공하겠지만
외국 기자들도 中법률 지켜야
中올림픽 개최 경제에는 도움
정치 개혁 영향 과장해선 안돼”
■ 후진타오, 본보 등 세계 25개 언론과 회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일 “베이징(北京) 올림픽 유치 이후 가장 큰 성과는 정신적인 것”이라며 “오래가고 귀중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날 오전 10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 세계 25개 신문과 방송, 통신사 특파원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견에 한국에서는 본보와 KBS 특파원이 참석했다.
후 주석은 “올림픽 유치 이후 지난 7년간 체육시설 등 사회 인프라가 건설되고 뉴스서비스 환경 개선 등 눈에 보이는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올림픽이 남길 가장 큰 유산은 정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단결 우의 평화 의식을 갖게 된 것, 녹색 과학 인문 올림픽을 추구한 것,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된 것 등을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 정부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통해 과학 발전과 화해사회(화합)가 더욱 증진되기를 바란다. 특히 강조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는 생태 문명에 대한 강조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민이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자연보호, 환경보호 의식이며 ‘생태 문명’에 대한 의식이 생긴 것이다. 둘째는 과학 진보의 실현이다. 주경기장이나 수영경기장 등에서 적용됐고 국제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기술이 도입됐다. 셋째는 인민의 의식을 고양하는 것으로 서로 단결하고 손님을 열렬히 맞는 등의 시민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올림픽을 전후해서 뉴스나 미디어 통제에 변화가 있는가.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말한다. 올림픽을 앞둔 때나 끝나더라도 외국 기자가 중국에서 취재 보도하는 것을 환영하고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다만 편파 보도에는 반대하며 기자들도 중국의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한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나 파룬궁 관련 등 몇몇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는 등 언론자유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뒤에 나왔다.
―일부에서 올림픽을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유치를 구상한 지 100년 만에 성공했다. 이제 희망은 하나다. 올림픽이 세계 인민이 함께 즐거워하는 올림픽 정신이 발휘되는 마당이 되는 것이다. 세계 각 지역과 인민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인정하는 기초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올림픽 정치화를 기도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과 세계 인민의 기대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올림픽이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준비하면서 기존 시설이나 설비를 많이 활용했다. 신규 투자는 많지 않다. 이들 시설은 경기 후에는 대학생 체육시설 등으로 이용된다. 공항이나 철도 등은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 필요한 부족한 시설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올림픽이 중국의 정치 경제 등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가져오는가.
“올림픽은 베이징의 경제 사회의 발전에 유리하지만 중국 전체에 대한 영향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정치 개혁 방향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좋고 빠른(友好又快)’ 정책 기조에서 전면적 개혁을 지속할 것이다. 여기에는 정치개혁, 행정관리 효율성 강화, 인민의 권리 보호 강화 등도 포함된다. 현재 불안정한 국제환경하에서 중국이 맞는 도전 또한 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지속적이고 빠른 성장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할 것이다. 앞으로도 개혁 개방과 함께 경제효율성 제고, 환경보호 등을 실천할 것이다.”
후 주석의 성장 유지에 대한 언급은 물가 억제에 중점을 뒀던 경제 정책에서 성장 유지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으로 주변국이 위협을 받는다는 ‘중국 위협론’에 대한 견해는….
“중국의 국방정책은 방어적이다. 영원히 팽창정책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평화 개방 협조의 정신으로 발전을 추구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