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 커 선수 부담” 메달목표 안 밝혀
639명 출전 사상최대… 美보다 43명 많아
올림픽 사상 첫 종합 우승을 호언장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자신감이 사라진 건 아니다. 큰일을 앞두고 좀 더 조심하자는 뜻이다.
중국 관영 영자 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1일 올림픽 특집을 발간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의 프로필을 담았다. 커버스토리의 제목은 ‘웅크린 호랑이, 숨어있는 용’.
한국이 세계 톱10을 내걸고 결단식을 했던 지난달 25일. 중국도 선수단 결단식을 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공식 목표나 메달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 선수만 639명을 내보냈다. 규모로는 미국(596명)보다 많다. 예선을 통과할 필요가 없는 개최국 덕을 봤다. 중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에 407명, 2000년 시드니 대회에 311명을 출전시켰다.
류펑 국가체육총국장은 자국 대표팀을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강한 팀’이라고 표현했지만 역시 메달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공식 목표를 밝힐 경우 선수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아테네에서 금 32개, 은 17개, 동메달 14개로 금메달 36개를 딴 미국에 이어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를 차지했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11위에 그쳤던 중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4위로 껑충 뛰더니 2000년 시드니에서는 빅3에 포함됐다.
공식 목표는 아니지만 중국은 일찌감치 금메달 40개를 따내 1위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쳐왔다. 조정 카누 수영 육상 등 취약한 종목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젝트도 2001년부터 가동했다.
중국 국민들은 여전히 ‘세계 1위 중국’을 의심치 않고 있다. 그들에게 대표팀은 거대한 몸집을 숨긴 채 승천을 기다리는 용이고, 잔뜩 웅크린 채 먹이를 기다리는 호랑이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