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 1932년 5월 1일자 호외에 게재된 윤봉길 의사의 연행사진(왼쪽)과 1932년 4월 26일 윤 의사가 한인애국단 선서식에서 찍은 사진. 두 사진 속 인물이 이목구비가 다르다는 이유로 연행사진이 가짜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윤 의사의 조카 윤주 씨는 “연행사진은 김구 선생과 윤 의사의 친구 김광의 저서에도 실렸으며 유가족의 확인 등으로 볼 때 사진 속 인물은 윤 의사가 맞다”고 다시 밝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 의사가 중국 상하이 거사 직후 일본군에 연행되는 사진의 진위 논란에 대해 윤 의사의 조카 윤주(61)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지도위원이 1일 특별간행물을 내고 “사진은 진짜”라며 여러 근거를 다시 제시했다. 해당 사진은 일본 아사히신문이 1932년 5월 1일자 호외에 실은 것이다.
윤 씨는 매헌연구원이 발행한 ‘연행사진, 윤봉길 의사 맞다’라는 이 간행물에서 “윤 의사의 연행사진은 김구 선생의 저서 ‘도왜실기’ 및 윤 의사와 숙식을 함께했던 독립운동가 김광의 저서 ‘윤봉길전’에도 있는 것으로 김구 선생과 윤 의사의 친구 김광이 윤 의사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씨는 이 간행물에서 “1932년 5월 4일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해당 사진이 보도됐을 때도 유족과 윤 의사가 가르쳤던 야학생, 윤 의사를 직접 본 사람들이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가 아니라고 부인했다는 사례가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또 아사히신문의 원본이 1976년 입수됐을 때 윤 의사의 부인과 동생이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임을 확인했다고 근거를 덧붙였다.
윤 씨는 “진위 논란은 일제가 (윤 의사를) 인도적으로 연행해가는 이미지를 알리고자 아사히신문에 가짜 사진(2장)을 실었다는 주장 때문인데, 이는 그중 한 사진이 중국 신문에도 실렸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며 “일본군을 섬멸해 윤 의사를 존경하게 된 중국인 과 중국 신문이 윤 의사 연행 사진을 왜곡할 리 없다”고 말했다.
이 사진의 진위 논란은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교수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하던 1999년 “사진 속 인물이 이목구비가 다르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 등으로 보아 윤 의사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포된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KBS는 2000년 메인 뉴스에서 진위 논란을 제기했다가 이듬해 국내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해 윤 의사가 틀림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진위 논란이 이어지면서 2007년 금성출판사가 낸 검인정 역사 교과서에서 빠졌으며 문화재청은 올해 4월 “인쇄본이어서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진을 보물에서 해제했다.
윤 씨는 이에 대해 “10여 년간 계속된 진위 논란을 종결시키겠다는 뜻에서 간행물을 낸 것”이라며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인 연행 사진을 즉시 교과서에 다시 수록하고, 문화재청에서도 독립운동사의 사료 가치가 높은 연행사진의 보물 해제를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가 윤봉길 의사 탄생 10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인 만큼 국가보훈처가 나서서 진위 논란을 마무리해주기를 윤 씨는 기대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