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의 방송사 PD 상대 로비 의혹수사를 위해 4일 PD 가운데 처음으로 SBS PD한명을 소환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와 방송사 PD를 상대로 신문할 목록을 정리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기획사들이 PD들에게 워낙 다양하게 로비를 한 탓에 검토할 증거물이 많기 때문이다. 추가로 소환하게 될 KBS, MBC의 국장급 PD들에게 물어볼 내용 역시 다채롭고 양도 많다고 한다.
검찰이 파악한 로비 유형은 크게 3가지.
첫째, 연예인의 출연 청탁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현금 등 금품을 전달받는 고전적인 방식. 검찰이 최근 압수수색한 연예기획사인 J, Y사 등은 PD를 상대로 여러 차례 이런 방식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
둘째, PD들에게 연예기획사의 인수, 합병 정보를 미리 제공해 PD들로 하여금 주식을 미리 사들여 대박을 터트리게 하는 '주식 로비'. 검찰이 지난해부터 주목해 온 로비 방식이다.
'주식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팬텀엔터테인먼트는 경영권 인수 및 합병 정보를 방송사 PD 등에게 흘려 미리 주식을 사게 한 뒤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리게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셋째, 최근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혐의로, 카지노 도박 등 PD들의 '유흥'에 연예기획사들이 은밀하게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최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를 압수수색해 PD들이 강원랜드를 출입했는지를 조사했다. 또 PD들이 마카오 등의 해외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획사 관계자들과 PD들의 출입국 기록을 확보해 비교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PD들이 여러 연예기획사로부터 국내외 카지노에서 도박 칩을 무료로 제공받은 정황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PD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수사를 피하기 위해 금품 및 주식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차명 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명계좌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이들이 상당수여서 해외에 있는 차명계좌 파악이 이번 수사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추가로 압수수색한 대형 기획사 6, 7곳의 자료와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외주제작사 등에 대한 자료를 추가 분석해 방송사 PD들이 받은 다양한 로비의 실체를 밝혀낼 계획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