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현실로… 中정부 ‘신장 참사’에 초비상
변경 지역 택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 노린듯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을 코앞에 두고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던 테러가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철통 보안에 ‘구멍’=중국 정부는 그동안 올림픽 테러 방지를 위해 무장경찰과 인민해방군 등 11만여 명을 베이징 등 올림픽 개최 도시에 배치했다.
또 2만5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버스에 배치해 테러혐의자를 찾아내도록 하고 베이징의 전 지하철역과 주요 버스정류장에서는 안전검사까지 실시 중이다.
특히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냐오차오·鳥巢) 부근엔 대공미사일까지 배치했다. 베이징 시내엔 3중 방어선을 구축해 물샐틈없는 테러 방지에 나섰다.
테러범들이 베이징이 아니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는 하나 중국 정부의 올림픽 안전을 위한 철통 보안을 무색케 했다.
이미 지난달 동(東)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은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를 경고한 바 있다. 상하이(上海) 쿤밍(昆明) 원저우(溫州)의 폭발 사건 역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테러 전문가와 중국 정부는 이를 ‘허장성세’라며 일축했다. 경고를 무시했다가 큰코다친 셈이다.
특히 이번에 사건이 터진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예전부터 독립 시위가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2006년 현재 전체 인구 2050만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41만 명이 위구르족인 이곳은 위구르족 독립운동 단체만 50여 개나 된다.
이번 테러범들도 신장 지역의 독립을 추구하는 위구르족 이슬람 단체의 조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인구 281만 명 가운데 95% 이상이 티베트족으로 올해 3월 14일 대규모 독립 봉기가 일어난 티베트 지역 역시 테러 발생 가능성이 큰 곳이다.
▽축제 분위기 찬물…중국 누리꾼 단호 대처 주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직접 겨냥하거나 경기장 주변에서 테러를 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변경에서 테러를 한다 해도 올림픽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올림픽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뿐 아니라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베이징 올림픽이 세계는 물론 중국 내에서도 ‘여러 개의 꿈’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때문인지 이날 중국의 누리꾼은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중국 정부가 이들의 배후를 추적해 모두 소탕하는 등 강력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